1.
김태환 지사가 7일로 취임 1년을 보냈다.
선거법 위반으로 전임이 지사직을 상실하자 보궐선거를 통해 지사가 된 후 1년을 넘긴 것이다.
전임의 잔여 임기이기 때문에 남은 임기도 앞으로 1 년뿐이다.
그래서 지난 1년의 김태환도정에 대한 평가는 남은 임기 1년을 가늠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내년 이맘때 실시하게 될 도지사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태환 도정의 지난 1년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가.
사람에 따라, 보는 시각에 따라, 각양각색의 평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을 말하면 이 같은 다양한 평가들 중 ‘맺고 끊음이 없는 현상유지 도정’이었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는 ‘돌다리도 두드려 간다’는 김지사 특유의 신중한 퍼스넬리티를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강단 없이 이리저리 눈치나 보는 흐물흐물 도정’이었다는 비판적 평가일수도 있다.
그래서 전임도정이 어질러 놓은 뒤치다꺼리로 1년을 허송해 버렸다는 말도 듣는다.
2.
아무튼 ‘무소신 도정’이라는 김태환도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가장 아프고 불쾌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김도정이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남은 임기 1년의 지표일수도 있다.
김태환 도정에 대한 달갑지 않은 이 같은 1년 평가는 김도정의 “태생적 한계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전임의 잔여 임기를 내년 도지사 선거의 발판으로 활용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입지 때문에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호접란 사업의혹ㆍ인공어초 사업 의혹ㆍ광역 소각장 건설사업 하청의혹 등 전임 도정이 남기고 간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지 못하고 이들 의혹에 연루된 전임 측근 등 정치공무원들에 대한 책임도 묻지 않고 정리하지 못해 두루뭉수리로 넘어간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적 고려 때문에 소신있는 도정을 펴지못해왔다는 일각의 평가에 동의하든 말든, 이같은 도정 운영 스타일은 두고두고 김도정 평가의 양념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이는 이제부터라도 확실한 자기 색깔을 내고 소신있고 당당하게 도정을 이끌어 가야 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이기도 하다.
3.
그렇다고 김태환 도정 1년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사실은 많은 일을 해냈다.
계속적인 사업 성격의 것들이지만 김지사의 초인적 부지런함과 친화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한 성과는 한둘이 아니다.
우선 지난해 산 감귤의 원할한 처리와 사상 최고 가격형성은 감귤유통 명령제의 강력한 시행 등 김지사의 끈기와 의지가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여기에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본 구상안ㆍ세계평화의 섬 지정ㆍIT산업제주이전ㆍ제주에어 설립ㆍ국제자유도시 개발센터 제주 이전 등은 도정 1년 성과로 내놓기에 충분한 과제들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남은 임기 1년동안 풀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우선 시급한 것이 행정계층구조 개편과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 등 제주도와 제주도민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줄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여기에다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 문제와 관련한 도민 여론 분열과 갈등 치유도 시급하다.
다행스럽게도 김도정은 최근 이들 현안에 점점 뚜렷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문제풀이를 위한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남은 임기동안 이들 현안들을 매끄럽고 화끈하게 정리하여 제주발전의 기폭제가 된다면 김도정은 도민들의 제대로운 평가를 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김지사가 이들 현안 정리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이를 위해 도민적 협조와 지원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