童心과 欲心 동시 자극…산채과일의 ‘대표’
童心과 欲心 동시 자극…산채과일의 ‘대표’
  • 제주매일
  • 승인 2015.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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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신 연구사의 제주 식물이야기
⑬주근뒤(섬다래)
▲ 섬다래 꽃(왼쪽)과 열매

‘주근뒤’는 제주어로 ‘섬다래’를 뜻한다. 이는 나뭇잎들이 다 떨어진 뒤에야 그 맛을 볼 수 있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생김새나 맛으로 볼 때 덩굴과일로 많이 먹는 키위의 원종격인 식물이다. 섬다래 뿐만 아니라 다른 나무들에 의지한 채 주렁주렁 달린 다래종류의 모습을 보면 동심과 욕심을 동시에 느끼기에 충분한 존재일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4종 2변종 분포

다래류는 다래나무과(科) 식물로 전세계적으로 3개속(屬) 370여 종류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다래나무속(Actinidia) 식물은 일반적으로 ‘kiwifruit(키위프루트)’라 불리며, 경제적으로 유용성이 높은 식물로 대접을 받아왔다.

다래나무 속 식물들은 동아시아와 인도지역이 대표적인 생육지인데, 특히 중국에는 변종을 포함해 70종류 이상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는 다래, 털다래, 녹다래, 개다래, 섬다래, 쥐다래 등 4종 2변종이 분포하고 있다.

시장이나 과일가게에서 볼 수 있는 키위도 그렇지만 야생 다래류도 대표적인 식용 자원식물이다. 물론 그 활용도는 열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적으로 어린잎도 식용을 하며 이른 봄에 고로쇠나무처럼 수액을 채취하여 음용하기도 했다.

지방에 따라 차이가 좀 있지만 줄기는 약용을 하기도 하며, 좀 약하기는 해도 소코뚜레로 활용되기도 한다. 눈이 많은 강원도 지역에서는 줄기를 설피 만드는데 활용했다고 한다. 그 외로도 술을 담그거나 묵나물해서 오래 즐길 수 있는 전통적인 활용사례들도 많다.

제주지역에 분포하는 다래종류로는 다래, 털다래, 개다래, 섬다래 등이 있다. 이 중 다래나 털다래, 섬다래는 열매가 익으면 달고 맛이 좋아 식용하지만, 개다래는 쓰고 떫고 매운맛이 강해 식용보다는 약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종별 분포를 보면 다래와 털다래는 저지대에서 온대림까지 폭 넓게 분포하며 개다래는 이보다는 좀 낮은 지역에 분포해 더 흔하게 보이는 특징이 있다.

반면 섬다래는 곶자왈 주변지역이나 해안지역에만 자란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그 맛은 물론 그 정체를 아는 이도 제주도에서도 특정지역에만 국한돼 왔다.

우리나라의 섬대래의 분포는 제주도와 가거도, 홍도, 거제도 등 남해안 일부 도서지역으로 한정되며, 식물구계학적으로 볼 때 분포가 매우 제한되며 희귀성이 높은 식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분포도 대만, 일본 남부지역이어서 매우 귀중한 식물자원이다.

 

▲ 개다래 꽃(왼쪽)과 열매

■잎크기·열매모양으로 구분

다래류는 잎의 크기나 변색 및 털의 분포정도, 골속의 형태, 열매모양 등으로 구분하는데, 열매가 익는 색깔에도 차이가 있으며, 꽃 부분에서는 수술의 숫자에도 종류별로 많은 차이를 가지고 있다.

가장 쉬운 구분법으로는 개다래의 경우 꽃이 필 무렵부터 줄기 끝의 잎 몇장이 흰색으로 변해 다른 종류들과는 구분이 쉬우며, 열매도 둥근형태가 아니 길쭉한 형태이어서 차이가 있다.

요즘 산록도로나 수림사이로 난 도로를 달리다 보면 하얀색 잎이 군데군데 달려 있는 덩굴식물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 종류가 바로 개다래이다.

개다래의 꽃이 대부분 줄기 안쪽에 숨겨져 있어 효율적으로 수분매개체들을 유혹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아진다.

다래는 녹색으로 열매가 익으며, 가지를 예리한 칼로 잘라보면 골속이 갈색이며 계단상으로 되어 있어 골속이 흰색으로 꽉 차 있는 섬다래나 개다래와는 차이를 보인다.

섬다래는 우선 키위를 축소한 형태의 황색 열매가 달려 다른 다래종류와는 쉽게 구분이 된다.

특히 섬다래는 열매가 없더라도 꽃줄기나 꽃받침 등에 갈색털이 밀생하고 있어 다른 다래종류와는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주근뒤’의 제주어 뜻처럼 다른 다래종류와는 잎이 다 떨어지고 겨울에 그 맛을 볼 수 있는데, 특히 한 겨울에 그 참맛을 볼 수 있어 다른 다래와는 차이를 보인다.

다래류는 해안지역에서부터 온대 낙엽활엽수림이 분포하는 지역까지 넓게 분포하는 종류이다.

국내의 분포를 보면 섬다래를 제외하면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생육환경을 살펴보면 덩굴식물의 특성상 다른 식물이나 물체를 감고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숲 가장자리나 숲 내부의 열린 공간을 중심으로 분포한다.

섬다래는 곶자왈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야생과일로 초겨울까지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산채과일이다.

지금은 풍성하게 달린 열매의 이미지를 상상하며 숲을 찾기에는 좀 이른 시기 이지만 무성한 잎들 사이에 숨겨진 다래종류의 꽃들을 보면서 다가올 계절에 대한 기대감과 순수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제주도·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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