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험해도 가정은 따뜻한 곳 돼야
세상 험해도 가정은 따뜻한 곳 돼야
  • 남진희
  • 승인 2015.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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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하게 쉴 수 있는 가정
한편으론 크고 작은 갈등 많아
어떤 인간관계보다 문제 심각

갈등 조장 큰 요인은 내면에
사람들 마음의 교류 단절되는 세태
가족간 세심한 배려와 사랑 필요

 
세상이 아무리 험하게 변해도 가정만은 우리가 언제나 기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게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정만큼 갈등이 많은 곳도 없다. 부부 간 갈등, 부모·자식 간 마찰, 형제 간 의견다툼, 그리고 고부 간 갈등 등 크고 작은 문제들이 있다. 아마도 가장 소중하고 믿는 사람들이기에, 그래서 기대하고 바라는 것도 많기에 갈등도 많은 것 같다.

만약 가정에서 갈등이 커지면 다른 어떤 인간관계에서의 문제보다 심각하며 견디기 어렵다. 갈등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서로가 너무 감정적이 되어서 사소한 일을 가지고도 계속 오해하고 충돌하며, 대화나 조율이 더 이상 어렵게 된다. 그럴 경우 가정은 즐거움과 편안함보다 고통과 괴로움을 주는 곳으로 되어버린다.

갈등을 이해하는 데는 에릭번이 창시한 교류분석이 많은 도움이 된다. 교류란 두 사람 사이의 ‘스트로크(일종의 자극)’의 교환이다. 사람 마음이 서로 잘 흘러야 갈등이 없으며, 갈등을 조장하는 가장 큰 요인은 자신의 내면에 있다는 이론이다. 사람은 누구나 부모, 성인, 아이라는 세 가지의 자아 상태를 갖고 있다. 에릭번은 이 세 가지의 자아를 세분화해 다섯 가지 마음상태를 설명한다. 비판적 부모의 마음, 보호적 부모의 마음, 성인의 마음, 자유로운 아이의 마음, 순응하는 아이의 마음 등. 그런데 이런 자아 형성이 유전적인 것보다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것이 많다고 한다. 한 가지의 마음 상태에만 과하게 치우쳐 있으면 부정적인 측면의 상태로 가기 쉽고 남과 교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고 한다. 다섯 가지의 마음 상태가 적정 비율로 조절될 수 있으면 상대방에게 맞게 생각하고 행동을 조금씩 변화시킬 줄 아는 사람이 된다고 그는 주장한다.

아이에게 신체적인 스트로크를 충분히 경험시켜 기르지 않으면 어른이 되고 나서 왜곡된 성격의 소유자가 될 위험성이 있다. 칭찬을 받고 자란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대인관계가 좋은 이유다. 인간은 누구나 스트로크를 받고 싶어 한다. 어린이는 부모로부터, 학생은 선생님으로부터, 부하는 상사로부터, 아내는 남편으로부터, 며느리는 시어머니로부터. ‘긍정 스크로크’를 받지 못하면 부정적인 스크로크라도 받고 싶어 하는 욕구를 인간은 가지고 있다. 때문에 장난을 하기도 하고, 일부러 다치기도 하고, 동생들을 골려 주기도 한다. 부모로부터 충분한 스트로크를 받지 못한 아이는 남의 물건을 훔치기도 하고, 남을 상처 내기도 하고, 폭력적이 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변화를 보인다.

요즘 ‘메르스’ 확산 때문에 악수조차 꺼리고, 기침소리만 나면 다들 거리를 둔다고 한다. 며칠 전 기침 감기에 걸려 마스크를 쓰고 전철을 탔더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메르스 때문에 마스크를 쓰냐고 호통치는 할아버지를 보고 당황한 적도 있다. 어떤 곳에 가면 마스크를 안 쓰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고 어떤 곳은 마스크를 쓰고 있다고 욕을 듣는 세상이다. 그 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불안하고 기준이 없다는 증거인 것이다. 마치 미래공포영화에 나오는 장면들처럼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요즘, 사람과의 기본적인 마음 교류가 끊겨버린 것 아닌가 걱정스럽다. 그나마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향한 감사의 편지가 줄을 잇고 있고 격려문자가 쇄도한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타인에 대한 이해는 다른 상태의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고 이해를 함과 동시에 타인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나의 마음 상태를 읽어 낼 수 있게 의식하고 훈련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으로 마음상태를 개선해나갈 수 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도 부부간에도 부모자식 간에도 형제간에도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 요즘같이 세상이 험하게 변하여도 가정만은 우리가 언제나 기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작은 문제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갈등은 생기지도 않을 것이다.

가족끼리는 가장 소중하고 믿는 사람들이기에 더 세심한 배려와 아낌없는 봉사를 하며 무한한 사랑을 베풀어 보자. 요즘처럼 흉흉하고 각박한 세상에 가정만큼은 따뜻한 곳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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