元 지사, 강정 크루즈터미널 조성 사업 주민 달래기 나서
元 지사, 강정 크루즈터미널 조성 사업 주민 달래기 나서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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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강정마을의례회관서 주민설명회 개최
주민들, 지역 경기 활성화 '현실성 의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강정 마을 주민의 반대로 7개월 넘게 공사 중단된 크루즈터미널 조성 사업 재개를 위한 주민 달래기에 나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설명회 자리에서도 발생한 마을주민 간의 해군기지 찬·반 갈등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 남아 아쉬움을 남겼다.

제주도는 19일 오후 7시 서귀포시 강정동 강정마을의례회관에서 ‘서귀포 크루즈터미널 및 운영지원시설’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현을생 서귀포시장, 이생기 해양수산국장 등 도정 주요 인사와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고권일 제주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장 등 일부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서귀포 크루즈터미널 및 친수공원 조성 사업은 민군복합형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내 연면적 6461㎡의 터미널 1동과 연면적 1327㎡(3층) 주민편익시설 1동, 친수공원 1식, 계류시설 및 항만진입도로 401m(폭 25m) 개설 등을 하는 것이다.

애초 조성 사업은 사업비 534억원(전액 국비)을 들여 지난해 6월부터 내년 6월까지 계획됐지만 강정마을 내 해군 아파트 건설을 두고 해군과 해군기지 건립 반대 주민들이 마찰, 지난해 12월 17일 중단된 상황이다.

제주도는 주민설명회에서 크루즈터미널 조성사업과 제주 크루즈선 입항 현황 설명을 한 후 질의·응답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시간에서 마을 주민들은 그동안 쌓였던 궁금증과 울분을 원 지사에게 쏟아냈다.

강모씨는 “지금 강정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다. 강정에 사느냐 못사느냐 기로에 놓여있다”며 “해군기지로 인해 사라지는 밭 등의 땅이 없어지는 만큼 주민은 그 만큼 여기서 살 수 없고, 길을 좋게 뽑아도, 크루즈터미널이 생겨도 원주민은 살 수 없다. 군관사만 해도 2만평, 3만평이 없어지고 울화통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주민 홍모씨는 “강정 주민들이 의심을 하고 있는 것은 강정항은 군항이기 때문에 군 통제에서 선박이 들어와야 한다”며 “과연 해군에서 신경을 쓰면서 크루즈선박 등을 정박할 수 있도록 허가를 해주겠느냐는 것”이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강정항으로 들어온 크루즈선박 관광객은 차량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가 강정 주민과 전혀 관계가 없는 크루즈 선석이 될 수밖에 없다”며 “강정에 머물 수 있는 쇼핑센터, 면세점 등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제주신항은 20~30년 뒤를 내다본 장기적인 항만 계획이며 지금 현재 크루즈 선박은 제주항과 강정항을 꽉 채우고 남는 수요가 있고 크루즈 선박을 기항하겠다고 한 것은 국가의 약속이므로 어떤 대통령이나 어떤 정부가 마음대로 접을 수 없다”며  “정부차원에서 공동협정서를 통해 민항으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보장 장치를 마련하고 각종 상업시설과 편의시설, 문화시설 등에 대해 강정 주민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주민은 “크루즈터미널이 들어와서 지역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하지만 일본 요코하마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는데 크루즈터미널 들어와서 경제적이 효과가 있냐고 물어보니 전혀 없다고 했다”며 “인근에 동경까지 자동차로 40분, 후지산도 40분이어서 크루즈터미널에서 내리면 그곳으로 간다고 한다. 강정에서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윤모씨는 “설명회 내용을 들어보니 200일은 크루즈터미널을 이용한다고 하는 데 나머지 160일은 어떻게 강정 마을에 이익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주민편의시설에 회선테와 어린이 공부방 등이 있는데 (주민을 대상으로) 장난치지 말아야 한다. 1년에 200일만 운영해도 경제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원 지사는  “민군복합형관광미항으로 방향을 잡은 상황에서 크루즈 항이 들어옴에 따라 마을에 이득이 되는 부분을 확보하려는 계획을 세워야 하고 지금 이 상태에서 건설되면 여러분이 우려하는 것은 현실이 될 것”이라며 “강정마을 주민이 인정하지 않은 발전계획은 전부다 지연을 시킨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발전계획에 대해 논의를 하자는 것이고 필요하면 전문가들을 상주시켜서라도 강정마을을 위한 발전 계획을 구체화시킬 수 있도록 조치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서 주민간의 의견 다툼 등 작은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경철 회장은 “오는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크루즈터미널 및 운영지원시설 사업 재추진 여부와 강정 마을회관 등 마을 재산 매각 여부 등을 안건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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