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두운 실내에 차분한 인도풍 음악이 흘러나왔다. 천장에는 누에고치 모양의 천이 10여개 매달려 있었다.
천은 타원형에서 삼각형으로 변하는 등 자유자재로 모양이 바뀌었다. 천이 그네 모양으로 변했을 때, 그 안에 있던 여성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플라잉 요가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천은 요가 도구인 해먹(hammock)이다. 여성들은 해먹을 이용해 각종 묘기를 펼쳤다.

해먹에 몸을 싣고 말, 새, 돌고래 등 각종 동물의 모습을 연출하고, 거꾸로 매달려 윗몸일으키기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먹으로 전신을 감싸고 휴식을 취하며 동작을 마무리했다.
지난 16일 오후 제주시 일도2동에 있는 ‘요가숲’ 요가원(원장 최승의)에서 플라잉요가를 체험했다.
플라잉요가는 해먹을 이용해 공중에서 각종 동작을 펼치며 하는 운동이다. 3~5m의 넓은 천으로 만들어진 해먹은 신축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일반 요가보다 더 자유로운 형태의 동작을 할 수 있다.
해먹은 5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기 때문에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여성이나 체격이 큰 남성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이날 요가숲 회원 11명은 전유경 강사의 지도 아래 플라잉 요가를 배웠다.
전유경 강사는 앞서 요가 동작을 선보인 뒤, 회원들이 알맞게 따라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이날 회원들이 배운 동작은 ‘다빈치’. 다빈치는 해먹 위에서 몸을 90도 꺾어진 H모양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전 씨는 해먹을 거슬러 천장 가까이 올라간 뒤 해먹을 접고 그 위에서 양 손과 다리를 펼치는 동작을 선보였다.
처음엔 해먹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조차 힘들어 하던 회원들도, 전 씨의 도움에 차츰 동작을 완성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이날 처음 회원으로 등록한 강승희(24·여)씨는 “처음엔 쉽게 했는데, 갈수록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

는 동작들이 많아 애를 먹었다”며 “신기하게 해먹을 이용하니 평소 못하던 다리 찢기도 수월하게 했다”고 밝혔다.
플라잉 요가 3개월차 김은영(38·여)씨는 “해먹에 매달려 여러 동작을 펼치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며 “특히 플라잉요가 처음과 마지막에 시작하는 ‘고치’동작은 엄마 뱃속에 있는 것이 떠올려질 만큼 평안하다”고 소개했다.
요가숲의 플라잉 요가 회비는 10회 기준 20만원. 1주 3일 강의한다. 월 단위로 등록할 경우 할인가에 회원 등록할 수 있다.
"혈액순환·피부 리프팅·스트레스 해소에 도움"

▲플라잉 요가와 일 반 요가의 다른 점은.
플라잉 요가는 해먹의 신축성을 이용해 일반 요가로는 펼칠 수 없는 동작들을 할 수 있다. 최근 운동효과가 높은 운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또 거꾸로 수행하는 동작들은 혈액 순환을 돕고, 쳐진 피부를 끌어올리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공중에서 하는 동작들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배우기 어렵지 않나.
그냥 매달려서 수행하는 동작들은 플라잉 요가를 처음 접한 사람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단, 우리가 갑자기 ‘물구나무 서기’를 하면 어지럼증을 느끼는 것처럼, 플라잉 요가 후에도 같은 증상이 온다. 평소에는 거꾸로 생활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보통 1달 뒤에는 해먹에 매달리는 것이 익숙해져,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게 된다.
▲위험하진 않은가.
튼튼한 해먹을 이용하긴 하지만, 공중에서 하는 운동인 만큼 초보자들의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플라잉요가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된다. 여기에 근력과 유연성까지 갖춰지면 그때부터 플라잉요가 고난이도 동작을 수행하게 된다.
혹시나 있을지 모를 사고에 대비해 해먹 아래 매트를 설치하는 등 안전관리에도 유념하고 있다.
▲아직 활성화되지 않은 것 같은데.
플라잉 요가가 아직 도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플라잉 요가가 제주에 도입된 것도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처음 요가를 등록하러 온 사람들도 ‘플라잉 요가’라는 강의를 보고 생소해 한다. 하지만 체험한 뒤에는 플라잉 요가만의 매력을 느끼고,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한다. 이렇게 하나 둘 알리다 보면 플라잉 요가가 제주에서도 유명한 운동 중 하나로 자리 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특히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플라잉 요가를 즐기는 사진들을 SNS에 올리고, 유명 인터넷 매체들이 플라잉 요가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만큼, 점점 유명해 지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