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관광객들 북적거릴 시간인데…”
“원래 관광객들 북적거릴 시간인데…”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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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 이용객 ‘썰렁’
중앙지하상가도 ‘비상’

·“지난달 하순까지도 주말이면 하루 50~60상자씩 하우스감귤 택배를 보냈는데, 지난 주말부터는 절반으로 줄었어요. 정부가 어떻게 대응을 했기에 사태를 이 지경까지 키웠는지, 정말 답답하네요.”

제주를 다녀간 관광객이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정됐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진 18일 오후 제주시 동문시장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한 대신 상인들의 걱정소리만 늘어갔다.

이 곳에서 과일가게를 하는 상인 A씨(67·여)는 “이 시간대에는 관광객으로 북적거려야 하는 데, 한산해서 걱정이 태산같다”며 “중국인과 내국인 가릴 것 없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다보니 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A씨는 “여기서 파는 상품들이 대부분 감귤과 감귤초콜릿 등 제주특산물이어서 시장 판매가 부진하면 농가경제에도 좋지 않을 것”이라며 걱정을 털어놨다.

메르스 사태가 사실상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와 도내 전통시장은 매출감소 등 직격탄을 맞고 있다.

김원일 제주특별자치도 상인연합회장은 “동문시장 등 전통시장의 70% 안팎 업체는 각종 식당에 식자재 공급을 하고 있는데, 메르스 여파로 납품실적이 40%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상인들 차원에서는 뚜렷한 대응책이 없어 환경개선을 통한 청결을 유지하고 친절하게 고객을 맞는 등의 자구책을 마련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장품과 의류, 악세서리 판매업체가 밀집된 제주시 중앙지하상가도 고객 감소로 비상이 걸렸다. 제주중앙지하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양승석 이사장은 “화장품 매장의 경우 매출이 최근 70% 감소했다. 지하도로 이용하는 시민들만 오갈 뿐 관광객 찾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메르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지역상권 전체가 비상상황에 내몰릴 우려가 높다”며 “설상가상으로 제주를 다녀간 관광객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상인들 일부는 ‘멘붕’ 상태에 빠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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