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근로자건강센터 이달 말 개소
제주근로자건강센터 이달 말 개소
  • 제주매일
  • 승인 2015.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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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훈 제주한라병원 대외협력처장

근로자 건강센터는 대기업에 비해 근로자 건강관리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무료 건강 서비스센터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근로자건강센터는 50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를 대상으로 산업보건전문가들이 직업병 예방 등 건강과 직무스트레스 및 직업환경 상담은 물론 뇌심혈관질환 예방,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생활습관 개선, 보건교육 등 기초적인 직업건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직업환경의학 전문의와 산업간호사 외에 산업위생기사·상담심리사·물리치료사 등 관련분야 보건전문가들이 상주하며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의 후원으로 추진되는 근로자건강센터는 근로자의 건강을 사전에 지키기 위해 2011년 시작했다. 연재 산업단지 도시를 중심으로 매년 확산, 현재 인천·광주·경기 서부·서울·대구·울산·시흥·창원·여수 등 산업단지가 밀집된 전국 15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올해에는 제주를 포함해 서울 강서·경북 경산·강원 원주·전북 전주 등 모두 5곳에서 문을 연다. 제주근로자건강센터는 제주시 이도이동 상록회관에서 이달 말 개소 예정이며 운영은 제주한라병원이 맡고 있다.

2013년 전국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전체 업무상 질병자 수의 62.1%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이러한 소규모 사업장은 외국인·고령 근로자 등 산재 취약계층이 주로 일하며, 근로자의 시간적 여력이나 경제적 이유로 전문적 건강관리를 받기 쉽지 않다. 때문에 근로자건강센터는 건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그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50인 미만 사업장이 전체 사업장의 99%(5만1281개소), 10인 미만 사업장이 93.1%(4만8126개소)를 차지하고 있다. 또 50인 미만 사업장 종사자수는 전체 근로자수의 75.9%(17만2049명)에 이르고 있다. 재해율도 2013년 기준 0.67%로 전국 평균 0.59%보다 높아 소규모사업장의 재해예방 및 근로자 건강 증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근로자의 신체적 이상과 정신적 스트레스·우울증 등은 업무 능률에 큰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근로자의 건강 문제는 더 이상 개인만의 것이 아니다. 이제는 기업의 생산성 차원, 더 나아가 국가의 안전성 차원에서 재조명돼야 한다. 건강하고 행복한 근로자의 삶이 보장될 때 기업과 사회도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 근로자건강센터의 이용자는 전체 10만8000여명으로 월 평균 9000여명 수준을 보였다. 이용자들의 유형을 보면 여성근로자(42.9%)가 가장 많았으며, 장년근로자(33.9%), 비정규직(27.3%), 외국인(7.5%) 등으로 취약계층 근로자가 건강센터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근로자건강센터 이용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2회 이상 방문자의 이용 전·후를 비교한 결과 작업환경인식이 88.5%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직무스트레스 개선율은 65.7%에 이르고,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는 33.8%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는 ‘안전한 일터’라고 하면 흔히 사업장의 안전성 정도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이며, 우선돼야 할 것은 바로 근로자의 건강이다. 쾌적한 기분으로 자신의 맡은 바 직무를 충실히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우선돼야 하는 것이 ‘건강’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보건·안전에 관한 의무규정이 미비한 소규모 사업장이나 자영업자 등에 대해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사업장 지역이나 업종에 상관없이 모든 근로자가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변화의 출발점이 바로 근로자건강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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