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농협 하나로유통센터 지역상권 잠식”
“제주시농협 하나로유통센터 지역상권 잠식”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6.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소상공인연합회 “과일·농산물가게 매출↓”
“중도매인 납품 대부분 대형마트로 영업” 주장
▲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농협 노형 하나로유통센터의 마트영업을 철회하고 농산물직판장으로 원상복구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제주시농협이 제주시 노형동에 문을 연 하나로유통센터가 개장 한 달도 채 안돼 지역상권을 빠르게 잠식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주도소상공인연합회(회장 오재천)가 하나로유통센터가 문을 연 지난달 28일을 전후해 1주일간 주변 상권에 있는 25개 도소매점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과일가게와 농산물 가게 등의 매출 감소가 가장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회는 지난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노형동에 있는 과일 도소매점 2곳의 매출은 하나로유통센터 개장 이전과 비교해 무려 50%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유통센터 개장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수산물 가게와 중소형마트, 정육점, 제과·제빵점 등의 매출도 20~35%씩 감소하는 등 하나로유통센터의 개장이 골목상권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연합회는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서 연합회는 “농수산물직판장으로 개설하겠다던 노형하나로유통센터는 산지직거래방식이 아닌 중도매인으로부터 물건을 대부분 납품받는 등 일반 마트와 동일한 유통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애초 취지에 맞게 운영해야 한다고 제주시농협에 촉구했다.

연합회는 “제주시농협이 허가를 받은 농수산물직판장은 중간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산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농수산물만을 판매하는 형태를 말한다”며 “그렇지만 하나로유통센터는 중도매인에게 납품을 받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직거래판매장이 아닌 대형 대형마트로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전제품과 자동차용품 등 공산품까지 취급하고 있어 농수축산물 등을 판매하는 주변 청과·야채 가게와 정육점, 제과·제빵점 뿐만 아니라 노형동 지역 골목상권의 침체를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또 “하나로유통센터에서 판매하는 곡류 가공품과 견과류는 중국산과 인도산 품목이었고, 수산물은 러시아산과 베트남산이 판을 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청과와 채소는 제주시농협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이 아닌 대부분 타지방 농산물”이라고 꼬집었다.

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에 이어 지역 하나로마트의 무차별적인 개점을 막고 의무휴일제와 전단행사 금지 등 하나로마트 운영 규제방안 등을 담은 조례를 제정해 줄 것 등을 제주도의회에 청원했다.

한편, 제주시농협은 하나로유통센터의 마트 영업에 대한 도민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오는 25일부터 유통센터 2층 매장을 로컬푸드 전용매장과 친환경 농산물 매장으로 전환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제주시농협은 “40여 농가에서 30여 종류의 농산물을 로컬푸드직매장에서 판매하겠다는 의향을 접수했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농업인 참여를 늘려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