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폭우로 지하수 유입
물막이 벽 등 대책없이 빼내
지반 침하 등 안전사고 우려

서귀포시 서귀동에 있는 D호텔 공사현장에서 지하수가 끊임없이 쏟아지면서 각종 문제와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하수를 막지 않고 밖으로 빼내기만 하고 있어 지하수로 채워졌던 지반 공간이 텅 비게 돼 지반 침하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 긴급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D호텔 신축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내년 5월까지 서귀동 일대 1만3647㎡에서 지하 3층, 지상 13층 규모로 신축허가를 받고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시공사가 부도 처리되면서 공사비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한 하청업체들이 손을 놓으면서 2개월 넘게 공사가 중단,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제주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이후 공사장 벽면 약한 지반에서 지하수가 쏟아져 나와 터파기 공사 현장을 뒤덮었다.
시공사가 없는 공사 현장에서는 시행사가 양수기를 동원해 공사장 앞 우수관 시설에 4~5개의 관을 연결, 공사장 내 지하수를 빼내는 작업만 한 달 정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지하수를 그대로 빼내면서 지하수로 채워졌던 곳에 공간이 생겨 지반 침하 등의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지역 잇따른 지반 침하의 주요 원인으로 지하수 관리 부실이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마철을 대비한 물막이 벽을 제대로 설치해 빈 곳에 시멘트 등을 주입해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또 지하수를 빼내는 관이 인도 위에 설치되면서 이곳을 지나다니는 지역 주민 등이 불편을 겪고 있으며, 심지어 일부 시민은 인도가 아닌 차도를 이용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됐다.
이와 함께 우수관으로 들어온 지하수가 하루 24시간 내내 동홍천으로 빠져나가면서 하천 인근 지역 주민들은 지하수가 하천으로 떨어지는 소리에 밤낮 소음공해에 시달리며 민원까지 제기하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 김모씨(37)는 “이곳 공사장에서 지하수가 터졌다는 얘기를 듣고 혹시나 싱크홀이 발생하지 않을까 이곳을 지날 때마다 두리번거리며 지나다닌다”며 “지표 지질조사를 제대로 한 뒤 건축허가 등을 내줘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건축공사 현장을 확인하겠다”며 “조속히 시공사를 교체하도록 해 공사에 차질이 없도록 지도·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