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Utd 강수일의 ‘무한도전’
제주Utd 강수일의 ‘무한도전’
  • 제주매일
  • 승인 20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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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는 모습 이젠 그만
실력으로 승부한다

“그저 옷이나 튀게 입고 헤어스타일로 어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7∼8년 만에 깨달았습니다.”

지난 12월 슈틸리케호의 제주도 전지훈련 때 ‘반쪽 자리’ 태극마크를 달았던 강수일(28·제주 유나이티드·사진)이 축구대표팀의 진정한 일원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나섰다.

9일 오후 말레이시아 샤알람의 샤알람 스타디움. 축구 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첫 훈련에 나선 슈틸리케호에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바로 이번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제주의 상승세를 이끄는 공격수 강수일.

강수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 9년차인 강수일은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2014년 6골)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뛰어난 피지컬에 스피드를 겸비했지만 ‘결정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따랐던 강수일은 이번 시즌 14경기 만에 5골을 터트리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동남아 2연전을 앞두고 강수일에게 정식 태극마크를 선물했다.

강수일은 다문화 가정 출신이라는 독특함 때문에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지만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그런 시선에 대한 부담은 떨친 지 오래다.

강수일이 대표팀에 합류하고 나서 붙여진 별명은 ‘강날두’다.

최근 K리그에서 골을 넣고 나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전매특허인 ‘A자 세리머니’(제자리에서 번쩍 뛰어오르고 나서 몸을 A자 모양으로 만드는 동작)를 흉내 내고 나서 ‘강날두’라는 별명을 얻었다.

“손흥민(레버쿠젠)이 저보고 자꾸 ‘강날두’래요. 솔직히 과분한 별명이죠. 제가 아직 대표팀에서 손흥민과 주전 경쟁할 처지는 아니죠. 손흥민을 보고 영감을 얻고 싶습니다. 동료와 어울려 편안한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강수일이 올해 부쩍 결정력이 좋아진 것은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다.

그는 “솔직히 그동안 자신을 너무 믿고 있었습니다. 말로는 국가대표가 꿈이라고 하면서 별다른 노력은 안 했던 거죠”라며 “’시간이 지나면 골이 들어가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만 했어요. 그러다 득점도 못하고 바닥까지 추락하고 나니까 정신이 제대로 들었습니다”라고 털어놨다.

‘제2의 전성기’를 만들고 싶은 강수일은 슈틸리케호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동료 속으로’ 스며들겠다는 각오를 했다.

그는 “손흥민이나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처럼 멋지게 드리블해서 상대 선수를 제친 뒤 골을 넣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며 “출전 기회를 주면 ‘빨리’ 패스하고 ‘빨리’ 뛰고 ‘빨리’ 공간을 찾아들어 가서 슈팅 기회가 오면 과감하게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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