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파리는 일반적으로 몸체가 젤라틴질로 구성된 육식성 동물플랑크톤이다. 최근 인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해역의 온난화·부영양화·해안개발로 인한 지형변화와 어류 남획 등의 복합적 요인에 의해 자연현상의 범위를 넘은 해파리의 대량 발생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발생 영역도 세계적 규모로 확대해 가고 있다.
해양생태계 중에서 해파리와 어류는 서로 경합관계에 있다. 때문에 해파리의 증가는 지속적인 어류 생산에 위협이 되고 있다. 또한 독이 있는 해파리의 대량 발생은 관광산업에도 중대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제주도 연안을 포함한 동중국해에서는 보름달 해파리와 노무라입깃 해파리의 대량 발생이 빈번한 상황이다. 특히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해역환경의 악화가 원인이 아닐까 하는 국제적인 시각도 있다.
노무라입깃 해파리의 대량 발생은 2002년 이후부터 2008년과 2010년을 제외하고 매년 발생하고 있다. 수온이 15℃ 가까이 상승하는 매년 4~5월경 중국 근해의 해저에 서식하는 해파리의 폴립으로부터 유생이 수중으로 방출되고, 6~7월에 양자강 유역의 계절적 강우에 의해 양자강 수량이 증가해 하구에서 배출되는 하천수는 동중국해 해수와 혼합돼 양자강 저염분 수괴가 형성된다.
이러한 저염분·고영양염·고플랑크톤이 생산되는 수괴에 어린 해파리가 흘러 들어가 활발하게 섭이 및 성장하면서 북상하는 대마난류를 따라 제주해역 주변으로 유입되고 있다. 제주주변 해역으로 유입된 이후에도 해파리의 성장은 왕성하게 지속된다. 조사에 의하면 2005년 7월에 약 3㎏ 정도의 평균 체중이 11월에는 100㎏를 넘어서는 것도 있었다.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고향인 동중국해에서 떨어진 동해까지 수송된 후 해파리군은 겨울철에 사멸하게 된다. 반면 다행스러운 것은 매년 많은 양의 노무라입깃 해파리가 제주해역으로 유입이 되더라도 그들의 정착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는 점이다. 제주해역은 그들의 고향인 중국 근해에 비해 수온·염분의 변동이 완만하고 플랑크톤 생산은 압도적으로 낮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몸체는 클 지라도 노무라입깃 해파리는 동물 플랑크톤이기 때문에 그 수송은 기본적으로 해류에 지배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 근해에서의 해파리 분포를 파악한다면 해파리의 도달시기 예측이 가능하게 돼 어업인은 물론 관계기관에 대단히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가 있다.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장으로 내유하기 전에 해파리를 구제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선박에 해파리 구제 도구로, 트롤망에 해파리 커터기를 장착시켜 직접 해파리를 분쇄하고 있는 등 여러 형태의 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적인 구제기술이 개발돼 있지는 못하다.
따라서 해파리 대량발생 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규명과 피해 저감을 위한 대책기술 개발은 물론 해파리 출현 정보에 관한 어업관계 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하게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또한 대형 해파리의 유효이용을 위해 기능성 성분 탐색과 고부가가치화 기술개발 등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다.
거대한 대륙붕이 형성된 동중국해 해역은 전 해양의 0.8%에 불과한 면적이지만 세계 어획량의 약 11%를 생산하는 가장 우수한 어장이다. 그러나 지금은 거대한 노무라입깃 해파리가 매년 대량으로 발생하고 있어 어장가치는 저하되고 있다. 지금이라도 한국·중국·일본의 각 정부는 지속적인 식량생산의 장소로서 이 해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제적인 이해와 협조를 통해 보다 강력한 연안환경 및 어업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