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시울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시울
  • 윤승빈 기자
  • 승인 2015.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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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충혼묘지서 2000여명 참석
유가족 등 참배 발길 잇따라
▲ 제60회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지난 6일 제주시 충혼묘지를 찾은 한 유가족들이 묘비 앞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다.

지난 6일 현충일을 맞아 제주시 충혼묘지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위로하고 기리기 위한 유족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제주시 노형동 충혼묘지 충혼탑 앞 광장에서 ‘제60회 현충일 추념식’이 거행됐다.

추념식이 끝난 후 유가족들은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을 비석 앞에 놓고 제를 지냈다.

김태형(65)씨도 가족과 함께 아버지 김희경씨의 묘를 찾았다. 김희경씨는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전쟁이 일어나자 방위장교로 지원, 1951년 강원지구에서 전사했다.

김태형 씨는 “아버지가 떠났을 때, 나는 고작 7살밖에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다”며 “그땐 다시 볼 수 있을 줄만 알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렸을 때 아버지가 근무하던 초등학교 운동장에 가 ‘아버지’라고 외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아직도 학교 운동장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어머니 혼자 2남 2녀를 키웠다”며 “나라에서 유공자들에게 지원해주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머니는 볼멘소리 한번 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제한 몸 다 바치신 아버지가 자랑스럽다”며 “요즘 현충일을 그저 공휴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잊어서는 앞으로 나아갈 미래는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농옥(89) 할머니도 이날 자녀들과 함께 남편의 묘를 찾았다. 강 할머니의 남편 안태영 씨는 6·25 참전용사다. 안씨는 육군하사로 전투에 참가했고, 그 공을 인정받아 1954년 충무무공훈장을 받았다. 그는 2006년 사망해 충혼묘지에 안장됐다.

강 할머니는 “성실한 사람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엔 농사일을 하며 4남 1녀를 키웠다”며 “죽는 날까지 나라를 위해 강직하게 살았다”고 말하며 먼저 떠난 남편을 회상했다.

한편 이날 추념식에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와 구성지 제주도의회의장,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김병립 제주시장, 각 기관 단체장과 도민 등 200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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