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생산기술의 핵 ‘3D프린터’
차세대 생산기술의 핵 ‘3D프린터’
  • 제주매일
  • 승인 2015.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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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영 제주폴리텍대학 산업디자인학과장

컴퓨터의 출현은 산업 및 노동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사람이 직접 했던 일을 컴퓨터가 스스로 계산하고 실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PC산업의 태동부터 포화상태인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련 직업이 생기고 사라졌다. PC 다음은 스마트폰이다. 애플의 아이폰은 그 선두에서 앱 시장과 액세서리 시장 등 스마트폰 생태계를 조성, 휴대전화 시장을 통화 중심에서 콘텐츠 중심으로 완전히 바꿨다.

이제 또 하나의 생태계가 다가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3D프린터가 있다. 지금까지는 개인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상품화시키기에는 많은 제약이 있었으나 3D프린팅 기술의 발명과 대중화로 인해 개인이 상품을 제조할 수 있는 생태계가 꾸며지고 있다. 즉, 3D프린팅 산업이 생산기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차세대 생산제조기술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IT계의 독보적 트렌드 세터인 미국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은 2012년 자신의 저서 ‘MAKERS’에서 “3D프린터는 제조의 민주화를 앞당겨 멀지 않은 미래에 누구나 기술을 대중화하고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2년 WEP(World Economic Forum·세계경제포럼)에선 “3D프린터가 미래 10대 기술 중 두 번째로 중요한 기술”로 발표됐다. 이는 3D프린팅이 특정 환경이나 선진국 일부에 국한돼 사용될 기술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범용화될 기술로 진단됐음을 의미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3년 2월 집권 2기 첫 국정 연설에서 미국의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국 전역에 3D프린터 연구개발센터를 15곳에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또 하나, 제3의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는 ‘3D프린팅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산자원부에서도 3D프린팅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최초로 3D프린팅을 개발한 것은 헐(Charles W. Hull)로 알려져 있다. 액체 상태에서 빛을 받으면 굳어지는 성질을 가진 플라스틱, 즉 광경화성 수지를 사용해 제품의 단면을 인쇄 적층하는 광조형법(Stereolithography)으로 시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특허로 출원했다. 이후 금속분말에 레이저를 쏘거나, 플라스틱을 녹여 단면을 직접 인쇄하는 등 여러 가지 방식의 3D프린팅 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3D프린팅 분야의 주목할 점은 단순 인쇄에서 다양한 산업과 ‘융합’으로 방점을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3D프린팅에서 가장 활발한 응용분야는 의료다. 올해 초 일본 도쿄대병원 연구팀은 병이나 화상 등으로 상실한 피부·뼈·연골·관절 등을 3D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뒤 이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5년 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의수나 의족과 같이 비교적 제작이 단순한 신체부위를 만들기 위해 3D 프린터를 사용하는 것은 상당히 보편화 되는 추세다. 외과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3D프린터를 중요한 도구로 인식, 인간의 세포조직을 프린트하는 분야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2014년 11월24일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된 3D프린터가 우주에선 처음으로 입체물을 만들기도 했다. 미국 벤더빌트대학 연구팀은 뇌수술 로봇을 3D프린터로 개발하기도 했으며 3D프린터로 본체를 인쇄한 노트북도 나왔다. 피자나 초콜릿 같은 음식을 3D프린터로 만들었다는 건 이미 오래된 얘기다.

3D프린터의 탄생은 1984년의 일이지만 발전의 속도와 가능성은 엄청나다. 앞서 나열한 것처럼 항공우주·건축·자동차·치의학·방위산업 분야는 물론 상용제품 및 소비재·의료기 프로토타입(Prototype) 제작 등 활용 폭이 다방면으로 계속 넓어지면서 앞으로 3D프린팅 시장은 ‘폭풍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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