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올라도 시름 여전한 마늘재배 농가
값 올라도 시름 여전한 마늘재배 농가
  • 제주매일
  • 승인 201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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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제주도내 마늘재배 농가는 빚더미에 앉았다. 수매 가격이 ㎏당 1000원대로 처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올해는 상품 기준 2500원으로 수매 가격이 치솟았다.

 그런데도 농민들의 표정은 밝지가 않다. 작황(作況) 부진에다 인건비가 크게 올라 적자(赤字)를 면치 못하고 있는 탓이다.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진행(28일)된 올해 첫 마늘 수매 현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수매에 참여했던 강모(57)씨의 하소연은 우리 농촌의 현실을 대변한다. 약 6000평(1만9800㎡)의 마늘 농사를 짓는다는 그는 “일손이 부족해 마늘 120망(망당 22㎏)만 싣고 왔다”며 “6000평에서 못해도 3만㎏ 정도는 나왔었는데 올해는 수확시기에 큰 비가 두 번이나 내려 수확량이 확 줄었다”고 속상해했다.

 강씨의 하소연은 계속 이어졌다. 마늘 수매가격은 작년보다 크게 올랐지만 수확시기에 일손을 확보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 것. 그는 “도 전역에서 인부를 구해오고 있지만  사전 계약금을 주거나 웃돈을 주지 않으면 힘든 상황으로 인건비가 하루 8만원까지 치솟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인력난(人力難) 등으로 인해 소작농이나 소규모 농가들은 점차 밭을 떠나고 있다. 대정지역 마늘농가도 지난해에 비해 20%나 줄었다. 물론 인력난이 전체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제주농촌이 직면한 현실인 것은 분명하다.

 마늘은 도내 농가의 주소득원 중 하나다. 대정지역만 하더라도 올해 조수익이 600억~7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제주농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매우 크다. 농촌을 살리려는 당국의 노력 없이는 이농(離農) 현상이 가속화 될 것임은 뻔하다. 이는 지역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지며 사회문제화 된다는 점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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