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세대학 축제에서의 ‘암표(暗票) 문제’가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1만1000원짜리 ‘아카라카’ 입장권 가격이 최고 30만원까지 호가했다니 그럴만도 했다. 기성세대 뺨치는 소동의 이면엔 한류스타 그룹 ‘엑소(EXO)’가 있었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을 보려고 그 난리를 친 것이었다.
최근 들어 대학축제가 ‘연예인 돈 잔치’로 변질(變質)됐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제주대학교 아라대동제 역시 과다한 연예인 섭외비용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축제의 총 예산은 1억8000만원. 이 가운데 무려 47%인 8500만원을 연예인 섭외비로 썼다고 알려졌으니 비판받아 마땅한 일이다.
물론 연예인들의 공연이 축제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동아리 공연 등에는 열띤 호응도 없고 참여 또한 낮다. 반면에 연예인 공연에는 사람들이 몰리니 주최측으로선 고육책이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주객(主客)이 전도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학축제는 대학생만의 열정과 젊음, 순수를 발산하는 축제의 장(場)이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연예인들의 공연이 중심이 되어서는 학생들은 ‘주체’가 아닌 ‘객체’로 전락할 뿐이다.
서울의 모 대학은 올해 유명 연예인들의 공연을 없앴고, 모 여대 또한 축제기간 중 캠퍼스 내 주점운영을 금했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제주대 학생회측도 좀 더 건실한 축제를 위해 치열한 고민과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축제문화를 바꾸는 것은 돈이 아니라 바로 학생들 자신이다. 이를 위해선 모든 학생들이 방관자적 자세를 벗어나 적극 동참해야 한다. 대학시절의 낭만은 다시 오지 않는다. 아라대동제(大同祭)의 의미도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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