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전 제13회 제주체전 온 섬이 들썩였다"
"31년전 제13회 제주체전 온 섬이 들썩였다"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5.0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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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 D-1
당시 준비에만 ‘제주도 1년 예산’ 투입
네번째 열리는 체전 30일부터 나흘 열전
▲ 제44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막바지 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은 28일 오전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훈련 중인 태권도 선수단 모습. 박민호 기자 mino77@jejumaeil.net

지금이야 국내·외 다양한 프로스포츠 등을 접할 수 있어 소년체전의 열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제주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종합대회가 치러졌던 1984년에는 육지 손님맞이를 위한 도정 차원의 대대적인 환영 행사 준비로 온 섬이 들썩였다.

당시 제주도는 제1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의 슬로건을 ‘인정’, ‘관광’, ‘교육’으로 내걸었다.

제주의 삼무정신을 바탕으로 한 시민인정을 보여주고, 관광과 교육체전은 체전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들에게 무료로 제주전역을 관광시켜주겠다는 계획이었다.

소년체전이 가져다준 제주의 변화는 컸다. 제주도는 체전 개막 1년 전 체전상황실을 설치, 성산일출봉, 정방폭포 등 주요 관광지 진입로를 비롯한 시내간선도로를 확장하고 도로변엔 가로수를 심어 도심을 변화시켰다.

공설운동장이 외롭게 서 있던 오라벌은 그야말로 상전벽해를 이뤘다.

당시 2만석이던 공설운동장을 증축, 2만3000명 규모의 관람석과 우레탄 트렉, 전자식전광판 등을 설치해 현대적 종합경기장을 만들었다. 이와 함께 서울을 제외한 전국 유일의 제주실내수영장과 제주 최초의 야구장, 연정구장 등이 신축돼 전국 최대의 종합스포츠타운이 조성된다.

대회를 위해 투입된 예산은 경기장 시설에 120억원, 환경정비 41억원, 도시기반시설 공사에 65억원, 가로수 등 조경 사업에 1억7000여만원 등 모두 250억원. 당시 제주도 1년 예산(280억원)과 맞먹는 막대한 자금이 체전준비에 들어간 셈이다.

이중 74억 원 정도가 도민성금 등으로 충당됐으며, 재일교포들 역시 10억원의 성금을 전달, 체전에 힘을 보탰다.

제주도정은 이들이 보내준 성금으로 보조경기장을 만들었고, 제일동포들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애향운동장’이라는 이름을 붙여 이들의 정성을 기리고 있다.

제주출신 기업가들의 기부도 이어졌다. 당시 대우실업(회장 김우중)은 경기장 시설의 모든 공사를 도맡아 원가에 건설하고도 26억원의 기부금을 납부하기도 했다.

제주도는 체전에 참가하는 선수단을 위해 숙박료 50%할인, 모든 버스 무료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도 했다.

▲ 1984년 제주에서 개최된 제13회 전국소년체육대회 개회식 전경.

이후 전국체육대회 개최지 다음해 개최 규정에 따라 1999년과 2003년, 그리고 올해로 제주에서 네번째 열리는 것이다.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제주도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제주도선수단은 25개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회 첫날 씨름의 좌은성(한림초6)과 레슬링 양성철(제주서중3), 수영(다이빙) 설윤재(동광초6), 태권도 강다현(아라중3) 등이 선전을 기대하고 있으며, 둘째 날에는 여자축구 제주선발팀과 복싱, 유도, 레슬링, 럭비(NLCS), 수영, 사이클 등에서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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