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값 올랐지만 적자 여전”
“마늘 값 올랐지만 적자 여전”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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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마늘 수매 현장을 가다
수매가 5㎝ 이상 상품 기준 1㎏당 2500원
수확량 줄고 인건비도 올라…표정 어두워
▲ 28일 서귀포시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진행된 올해 첫 마늘 수매 현장에서 마늘수매 표준 규격표를 통해 등급 선별 검사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마늘 수매 가격이 1000원대로 처음 떨어져 빚더미에 올랐다. 올해는 그나마 2500원에 수매가 이뤄져 다행이지만, 그래도 인건비가 너무 올라 적자는 여전하네요.”

제주 지역 마늘 수매 가격이 크기 5㎝ 이상 상품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42.8% 늘어난 1㎏당 2500원으로 치솟았지만 농민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 않다.

28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 있는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진행된 올해 첫 마늘 수매 현장.

마늘 수매 첫날인데도 이른 시간부터 농산물유통센터로 이어지는 도로에는 마늘을 가득 실은 화물차량들로 수십 m의 줄이 이어졌다.

마늘을 실은 차량은 농산물유통센터로 들어서면 먼저 무작위로 ‘마늘 수매 표준 규격표’에 따라 등급 선별 검사를 받았다.

이후 선별장 앞에 마련된 전자저울에서 무게를 재고, 실렸던 마늘을 내린 후 농산물유통센터 출구 앞에서 빈 차량의 무게를 잰 후 마늘 무게를 통보받았다.

이날 농협 계약재배에 참여한 강백년(57) 마늘 농가도 이 과정을 거쳐 마늘 무게를 확정받았다.

약 6000평(1만9800㎡)의 농장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그는 “일손이 부족해 화물 차량에 한망에 22㎏정도 하는 마늘 120망을 싣고 왔다”며 “6000평에서 못해도 3만㎏ 정도 나왔었는데 올해는 수확시기에 큰비가 두 번이나 와 수확량이 줄어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게 생겼다”고 속상해했다.

특히 그는 “마늘 수매 가격은 작년보다 올랐지만 수확시기에 인부를 구하지 못해 소작농이나 소규모 농민은 밭을 떠나고 있다”며 “전도에서 인부를 구해오고 있지만 이마저도 사전 계약금을 주거나 웃돈을 주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어서 인건비가 8만원까지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마늘 농가들이 지난해 사상 최악의 해를 보낸 데 이어 수확 시기마다 인건비가 오르는 등 매년 시름이 깊어지고 있어 농가를 위한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정 농협에서 자체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대정 지역 마늘 농가는 지난해 1890농가에서 올해 1512농가로 20% 줄어들었다.

강우식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 경제지원단장은 “농가 수가 줄어들면서 재배면적과 예상생산량이 줄어든 것은 맞지만 이것 때문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소규모 농가의 경우 단위면적당 수익이 줄어들면 아무래도 농장 규모가 큰 농가보다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은 “올해 마늘은 작황이 좋았지만 수확시기에 잦은 비 날씨로 인해 다소 차질이 빚어졌다”며 “올해 마늘 상품 수매가는 농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올렸으며, 대정 지역 조수익은 600억원~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은 올해 제주지역 마늘 생산량은 2124㏊에서 총 생산량 3만7000t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은 29%, 생산량은 18%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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