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와 수혜자
전기자동차와 수혜자
  • 김준호
  • 승인 2015.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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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기차 대당 2800만원 지원
제주 일반추첨 4.5대1 기록
경제적 요인 크게 작용

기업 지원금 덕 차량 판매 가능
‘지역부담’ 회수 방안 필요
3D 프린터 전기차공장이 대안

지난 3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실시한 전기자동차 민간보급에 따른 도민 공모 결과 평균 2.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우선보급대상 분야, 노후차량분야 등을 제외한 일반추첨대상은 2471대를 신청, 보급계획 550대 대비 4.5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제주도민이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제주발전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제주도민이 전기자동차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1순위 차량운행비 절감, 2순위 낮아진 차량구매가격, 3순위 친환경이미지라는 결과가 나왔다.

순위에서 보듯이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자는 제주도민의 의식이 분명하기는 하지만 경제적 이유가 더 큰 요인이다. 경제적 요인으로 차량운행비 절감과 차량구매가격인데 차량운행비 절감은 직접적인 제주도민의 경제적 혜택으로 돌아오지만 낮아진 차량구매가격의 혜택은 누구에게 가는 구조인지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전기자동차 가격은 ‘레이’인 경우 3500만원에서 ‘BMW i3’는 6470만원으로 상당히 고가다. 하지만 많은 제주도민이 전기자동차 구매를 신청한 것은 지원금이 있기 때문이다. 지원금은 2015년 대당 2800만원(국비 2100만원·도비 700만원)이다.

내역은 자동차 구입지원으로 2200만원(국비 1500만원·도비 700만원)과 충전기 지원으로 600만원(국비)이다. 지원금을 받은 도민은 낮아진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못한 도민은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운 가격이 된다.

지원내역에서 보는 것같이 국비가 2100만원이지만 도비 역시 700만원이 지원된다. 단순히 승용차 기준으로 1500대로 계산하면 국비가 315억원에 달하고 도비는 105억원이다. 만약 2015년 지원금 기준으로 제주도 전 차량(37만대)을 전기자동차(승용차 기준)로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국비 7조7700억원에 도비 2조5900억원 등 총 10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제주에 전기자동차를 보급하는데 필요한 지원금 규모는 상당한 금액으로 재원 조달에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부담이 되는 재원으로 가지고 만들어진 지원금의 혜택을 누가 보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 혜택이 제주도민 또는 제주도가 아닌 제3자가 가지게 된다면 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제주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를 외부로 유출시키는 구조가 문제가 되는 것도 같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지원금이 없는 제주도민은 전기자동차 구매가 어려운 것은 반대로 얘기하면 지원금이 없으면 고가의 전기자동차판매는 불가능하게 될 것이다.

결국 제주가 기아·BMW·닛산 등 글로벌 대형 자동차 제조회사의 수익을 보장해주면서 그들의 테스트마켓 역할을 하는 형태가 되는 것이다. 초기 도입단계에서 제조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런 비용에 대한 부담을 제주가 해야 하는 것에는 대안이 필요하다.

그럼 대안은 무엇인가? 제주에 제주자본으로 전기자동차공장을 설립하면 된다. 그렇게 되면 제주의 부가가치가 외부로 유출될 염려도 없고 제주도로 재투자될 것이다.

환경이 강조되는 제주에 자동차공장 설립이라고 하면 말도 안 된다고 할 것이다. 환경도 환경이지만 제주시장에 전기자동차 설립할 기업도 비용도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대안은 분명히 있다. 대안은 마이크로 팩토리(Micro Factory)이다. 이 마이크로 팩토리는 미국 3D프린터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Local Motors의 신 개념으로 1만5000평부지에 1500평 정도의 공장을 통해 3D프린터로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미국 내 4개주 이상에서 시현되고 있고 글로벌 기업인 미국의 GE도 이러한 마이크로 팩토리를 통한 생산 방식을 시험운영 중에 있다. 따라서 이런 마이크로 팩토리를 제주도민기업으로 유치할 것을 제안해 본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것은, 제주에 필요한 정책의 수행과 함께 이를 통해 제주의 부가가치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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