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촌의 감귤 생산량은 1억3000여t이다. 중국·스페인·일본·한국 등이 주산지인 탄제린·만다린류가 2700만t으로 전체의 21% 정도를 점유하고 오렌지류가 52%, 그레이푸르트·레몬·라임 등이 27% 수준이다. 온주밀감 등 만다린류 감귤은 손으로 쉽게 까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제주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 맛 좋고 기능성이 우수한 우리 품종이 육종되면 세계 과일시장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감귤육종은 많은 토지와 인력을 필요로 한다. 또한 종자에서 묘목생산을 거쳐 결실에 이르기까지 7~10년이 소요되고 재현성 검증까지 품종육종에 15년 내외가 걸린다는 점 등으로 육종이 쉽지 않은 작물이다. 경험적으로 품종 개발에 청견은 30년·흥진조생 23년·레드향 16년 등이 소요됐다.
다행히 대한민국 종자산업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가차원의 ‘골든 시드 프로젝트(Golden Seed Project)’ 사업에 국내 과수로서는 유일하게 감귤이 포함, 제주감귤 신품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을 비롯, 제주대·감귤시험장·민간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재배되는 품종과 차별화시킬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고 400여종의 유전자원을 수집, 품종별로 병에 견디는 정도와 기능성 성분을 찾아내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도농기원은 감귤육종센터를 신설, 돌연변이 육종 수준에 머물던 감귤품종 개발을 교잡육종 중심으로 전환하는 등 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극조생과 조생종 중간 출하형으로 껍질이 뜨는 현상이 적은 ‘상도조생’을 품종 등록했다. 고림조생 돌연변이인 ‘인자조생’과 껍질이 붉은 한라봉 ‘써니트’를 품종보호 출원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농촌진흥청 감귤연구소에서도 풍광·하례조생·탐나는봉·신예감 등 21품종을 육종하는 데 성공, 감귤재배 농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1~2개의 우수한 신품종이 새롭게 발표될 예정이어서 국내 육성 감귤 신품종에 대한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지구촌 시대로 변화함에 따라서 당도 등 품질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수준은 많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노지 온주밀감은 고유 특성상 당도가 9.5~10°Bx(브릭스)에 불과하기 때문에 심화되는 시장 경쟁에서 앞서가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행정이나 감귤 재배농가 모두 대대적인 구조개선과 혁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수십년간 이어온 현재 노지감귤 과원의 형태로는 사실상 최근 감귤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려워졌다. 높은 이랑 타이벡 재배와 성목이식 재배 같은 과학적인 기술을 투입한 과원구조 개선을 통해 노지감귤 당도를 11 ~ 12°Bx 이상으로 만들어서, 작고 세련된 포장으로 시장에 출하해야 한다.
지난 40~50년 동안 우리 제주를 먹여 살려왔던 효자작목 감귤나무를 새로운 묘목으로 바꾸어 주어야할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감귤나무 갱신 한계기는 관리정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연구결과 제주지역 노지온주 밀감나무 갱신 한계기는 10a당 75주 미만 소식과원은 60년·75~120주 반밀식 과원은 55년·120주 이상 밀식과원은 48년으로 조사 분석됐다.
도농업기술원은 감귤농가에 넓은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역별로 국내 육성품종 전시포를 운영하고 있다. 수확기에는 농가 현장 전시포에서 시식을 겸한 품종평가회를 개최하고 있는만큼 감귤 농가들께 국내품종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
최근에 개발되는 국내 감귤 신품종은 기존 외국 품종보다 우수하거나 버금가는 품종으로 경쟁력이 있음을 강조드린다. 앞으로 갱신되는 과원에는 우리 제주 품종이 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