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고 흰색꽃·붉은 열매’ 인상적 조경수로 사랑
‘키 작고 흰색꽃·붉은 열매’ 인상적 조경수로 사랑
  • 제주매일
  • 승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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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신 연구사의 제주식물이야기
⑪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

작은키나무들의 개화는 벚나무류나 이팝나무처럼 큰키나무의 개화때 보다는 아무래도 사람의 관심이 덜 한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나리나 조팝나무처럼 줄기 가득 꽃을 피우는 종류들은 충분한 대접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작은키나무들은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는 존재로 인식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절기상 여름의 문턱에서 이제는 이런 작은키나무들의 섬세한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조금은 여유를 가지고 살펴보면 산과 들에서 이런 작은키나무들의 만남도 새로운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백당나무 꽃(왼쪽)과 가막살나무 꽃

■ 인동과 분꽃나무속 식물들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는 인동과(科)의 분꽃나무속(Viburnum) 식물들이다. 제주지역에는 분꽃나무속(屬)에 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외에도 산가막살나무, 가새덜꿩나무, 분단나무, 백당나무, 아왜나무 등이 있다. 아쉽게도 제주지역에서는 수술이 꽃잎 밖으로 돌출되지 않는 분꽃나무종류들은 볼 수가 없다. 분꽃나무속의 나무들은 대체로 관목성이 경우가 많으며, 순백색의 꽃을 피우고 붉은색의 열매가 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라는 면을 볼 때 가막살나무, 덜꿩나무, 분단나무 등 대부분이 낙엽성이지만, 예외적으로 아왜나무는 상록성이면서 아교목(亞喬木)인 특징이 있다.

분꽃나무속의 식물들은 국내 분포에 있어 특이한 점이 많다. 분단나무는 국내분포가 특이한 종류 중 하나인데, 한반도에는 분포하지 않고 제주도와 울릉도에만 자란다. 이런 종류들이 더러 있는데, 곶자왈 함몰지형에 자라는 일색고사리도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비교적 흔하게 자라는 종류이지만 그 분포는 한반도의 황해도 이남 서쪽지역에만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나름의 특징이 있다. 그리고 제주지역에서 분포를 보면 무성화를 가지는 분단나무는 한라산 낙엽활엽수림대에 넓게 분포하며, 백당나무는 주로 해발 1,000m 이상 아고산지역에 주로 자라 차이를 보인다. 가막살나무와 덜꿩나무는 낙엽활엽수림대에서 난대림지역까지 아주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상록수인 아왜나무는 주로 난대림지역에 자라며, 산가막살나무는 낙엽활엽수림이 분포하는 계곡사면에 드물게 자란다.

용도면으로 볼 때 분꽃나무속 식물들은 나무의 키가 작고 흰색꽃과 붉은 열매가 인상적이어서 조경수로 널리 이용되는 식물들이 많이 있는데, 대표적인 식물로 백당나무나 산가막살나무, 아왜나무가 있다. 물론 분포 특성상 백당나무나 산가막살나무는 따뜻한 제주의 저지대에서는 그리 쉬 접할 수는 없어 아쉽지만 아왜나무는 많이 접할 수 있다. 특히 상록수인 아왜나무는 화재 위험지역에 식재되어 방화수(防火樹)로 활용되기도 하며 해안방풍수로도 많이 활용이 되어 왔다.

또한 꽃에도 특이한 점이 많은데, 작은 꽃 주변으로 거대한 무성화을 배치한 백당나무나 분단나무처럼 아주 화려한 종류도 있으며, 덜꿩나무나 가막살나무는의 경우는 작은 꽃들을 모아 모아서 꽃을 피워 상대적인 약점을 보완하는 종류도 있다. 덜꿩나무나 가막살나무의 꽃을 자세히 보면 순백색의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이 인상적이며 인형의 눈썹처럼 또렷하며 수술이 앙증맞게 보이기도 한다. 만약 꽃이 피는 순서대로 정렬을 시킨다면 분단나무가 가장 먼저 이른 봄에 피고 덜꿩나무, 가막살나무, 백당나무, 아왜나무 순으로 될 것이다. 물론 각기 종들이 자라는 환경이 근본적으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지만 순서대로 감상할 수 있어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더없이 즐거운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가새덜꿩나무 꽃(왼쪽부터), 덜꿩나무 꽃, 분단나무 꽃

■ 잎이 서로 마주나고 잔털이 빼곡

형태적으로 볼 때도 분꽃나무속 식물들은 모두 잎이 서로 마주나는 특징(대생)이 있으며, 잎에는 앞뒤로 잔털이 빼곡하게 있어 도톰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식물체 잎의 털은 과다한 빛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빛을 굴절시켜서 분산시키기도 하며, 곤충의 침입으로부터 방어를 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며 특히 분비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덜꿩나무와 유사한 종류로는 가새덜꿩나무와 가막살나무가 있다. 가새덜꿩나무는 덜꿩나무에 비해 잎이 보다 크고, 잎 가장자리가 비정상적으로 갈라지거나 거칠게 뾰족한 톱니가 있는 것이 차이점이 있다. 이런 가새덜꿩나무는 품종으로 취급하는 경우도 있지만 간혹 산에서 만나면 그 특이한 생김새가 특이하여 식물 연구가에겐 반가운 존재임이 분명하다.

아무래도 덜꿩나무와 가장 유사한 종류는 가막살나무라 할 수 있다. 같은 키작은나무로 나무의 크기나 수형도 비슷하고 꽃이 피는 모습이나 어린잎의 모양도 유사할 뿐만 아니라 열매의 모양이나 색깔도 비슷하여 많이 혼동하는 종류이다. 두 종류의 차이는 잎에서 찾을 수 있는데, 가막살나무는 잎자루가 1cm 정도로 길며 턱잎이 없어 덜꿩나무와는 차이가 있다. 생태적으로 볼 때는 숲 내부에 주로자라는 덜꿩나무와 달리 가막살나무는 주로 숲의 가장자리나 독립적으로 자라는 경우가 많아 차이를 보인다.

흔히 조경수를 보면 꽃이나 열매 어는 한 부분이 화려하고 인상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벚나무종류 처럼 꽃이 화려한 종류도 있고, 먼나무나 감탕나무처럼 열매가 인상적인 식물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덜꿩나무처럼 분꽃나무속 식물들은 매력이나 장점이 많은 식물이다. 봄에는 다양한 형태의 꽃을 충분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가을에는 붉은 열매를 볼 수 있는 매력이 있고, 무엇보다 사람과 같은 눈높이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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