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산업 발전을 위한 농업인 의식
마늘산업 발전을 위한 농업인 의식
  • 제주매일
  • 승인 2015.05.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강덕재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장

본격적인 마늘 수확 시기가 돌아왔다.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마늘재배 면적은 전국적으로 2만638㏊, 제주도내는 2124㏊로 지난해와 견줘 각각 18%, 29% 줄었다.

생산량도 전국 31만3000t, 제주 3만7000t으로 1년전에 비해 각각 12~18% 감소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배면적과 생산예상량으로만 보면 올해산 마늘 유통 처리는 비교적 원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렇지만 2014년산 마늘인 경우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부진으로 생산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13년산 마늘 재고가 증가하면서 수매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최근 마늘 수확시기를 앞두고 과거 마늘 처리 과정을 되돌아 보면서 금년도 마늘산업의 바람직한 처리 방향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2013년산 마늘의 경우 생산량 증가에 따라 판로난에 직면한 마늘 농가의 소득 지지를 위해 일부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높은 수매단가를 책정했다.

결국 ㎏당 2700원에 수매물량도 당초 계약 물량인 1만7482t에 1만2523t을 추가해 총 3만5t을 수매했다. 예상대로 결국 농협 경영에는 큰 부담으로 남았다.

이에 국회와 정부·자자체·농협중앙회 등의 지원을 통해 시장격리사업 등으로 1만1000여t을 재고처리했지만 부담은 여전해 다시는 되풀이 돼선 안 될 뼈아픈 교훈을 주고 있다.

올해산 마늘 수매가 결정을 앞두고 제주농협은 합리적인 가격 결정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정확한 시장 상황 분석과 다양한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지속가능한 마늘산업 발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언한다.

첫 번째는 마늘 주산지 중심으로 조직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성산과 구좌지역에서 실시한 비상품 출하 금지 등은 조직화가 이뤄낸 성공사례다. 농업인 스스로 무·당근 비상품 출하 근절에 앞장서 시장질서를 바로 잡고 과잉 생산된 월동무와 당근의 산지가격을 생산비 이상 수준으로 지지한 것은 좋은 예다.

두 번째 계약재배 활성화를 꼽을 수 있다.

계약재배 과정에서 일부 상인들이 농협보다 높은 수준의 계약단가와 수매단가를 제시하면 대부분 농업인들은 농협을 외면하고 상인들과 거래를 한다.

하지만 농협은 상인이 아니기 때문에 높은 이윤보다는 안정적인 판로확보와 지속가능한 마늘 산업을 위한 결정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은 이윤이 남으면 조합원에게 환원 해주고 내년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교육지원사업을 늘린다.

반면 상인은 그렇지 않다. 거래가 끝나면 농업인이 미래를 준비 할 수 있도록 지원도 없을 뿐 아니라 과잉생산이 돼 처리가 어려우면 무책임하게 포전에서 떠난다.

세 번째로 주인의식을 통한 합리적인 수매가격 결정이다.

농협의 손실 발생 등 경영부담의 피해는 결국 그 주인인 우리 농업인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농업인이 없으면 당연히 농협도 없지만, 농협이 없으면 우리 농업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합리적인 수매가격 결정이 필요하다. 농가는 철저한 선별과 건조 등으로 소비자가 믿고 찾을 수 있는 고품질 마늘을 생산해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소비 동향을 보면 제주를 비롯해 남부지방에서 생산되는 남도마늘보다 상대적으로 매운맛이 덜한 대서마늘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따른 준비와 함께 청정 제주 마늘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 할 수 있도록 농가와 행정, 농협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