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가족을 이해하는 출발점
‘대화’ 가족을 이해하는 출발점
  • 제주매일
  • 승인 201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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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희 제주특별자치도 보건복지여성국장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아빠를 부탁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평소 표현이 서툰 아빠들이 딸과 함께 지내며 좌충우돌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50대 아빠와 20대 딸이 소통하는 과정 속에서 이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뭉클한 감동과 재미를 안기고 있다. 남일 같지 않은 공감대 때문인지 한번 씩 챙겨보게 된다.

프로그램의 주된 코드는 ‘아버지’다. 10여년 전까지만해도 ‘아버지’는 가족들을 돌보기 위해 밖에서 일을 하느라 대부분 가정생활에는 무관심하고 소홀해지며 무뚝뚝한 이미지였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사회적 상황 속에서 그와 같은 아버지상을 당연시해 온 게 우리네 상식이고 정서였다.

하지만 지금은 바깥일에 밀려 집안에 무관심한 아버지보다는 자상하고 가족적인 아버지가 ‘대세’다. 세태를 감안, 방송들도 연예인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자상한 아버지’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청자들의 갈망과 맞아 떨어지며 인기다.

요즘 가족대화가 부족하다고들 한다. 원인은 배려 부족이다. 가정은 서로 배려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가족은 누구보다도 가깝고 편안한 사이다. 서로 의지하며 즐거움도 슬픔도 함께 나눠왔던 터라 어려울 때건 기쁠 때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도 가족이다.

하지만 가까운 만큼 쉽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편안하다는 이유로 함부로 대하고 내 생각을 강요하는 일도 잦다. 말 안해도 다 알겠거니 하다가 서운함이 쌓인다. 마주보면 바로 내 앞에 서 있지만 등을 돌리면 지구를 한 바퀴 돌아와야 만날 수 있게 되는 사람들, 그것이 가족이다.

정부는 가정의 중요성을 고취하고 개인·가정·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건강가정기본법에 매년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있다. 가정이 바로 서야 사회·국가가 바로 설 수 있는 만큼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의 가정이 흔들리면서 각종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이혼율 1~2위, 음주율 1위, 자살률은 4위 등 불명예스러운 가족 관련 통계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가 내포하는 의미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증가 및 사회문제화다. 즉 가족문화가 상실되고 가족간 의사소통 부족, 이혼 증가, 청소년 탈선 등 가족해체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가족 해체를 막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해결책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작은 운동으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제주특별자치도는 ‘아버지 학교’를 매주 토요일 5주 과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아버지 학교를 통해 가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제는 성장해 ‘낯선 존재가 돼버린’ 자녀들과의 간극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아버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장(場)도 될 것이다. 우선 도청 공무원부터 시작하는데 앞으로 전 사회지도층의 참여를 기대한다.

앞으로 제주도는 사회전반적인 가족친화적 환경조성 사업을 위해 직장·가정·지역사회와 함께 다양한 가족정책 사업들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생애주기별 가족교육사업·가족상담·가족돌봄서비스·지역사회연계사업 추진과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한 가족 사랑의 날 실천 캠페인 등이다. 아울러 가정해체 예방 사업으로 가족역량 강화와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주지방법원과 연계, 전문상담 및 교육 서비스 제공 등 ‘이혼위기가족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정의 소중함, 즉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으로 맺어진 바로 가족이다. 가족 구성원 간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가정을 바로 세우기 위해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는 ‘가정의 달’ 5월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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