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포획돼 돌고래 쇼에 동원됐던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암컷)와 ‘태산이’(수컷)가 6년 만에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왔다.
14일 새벽부터 복순이와 태산이를 서울에서 안전하게 제주 바다로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5시30분께 포획과 채혈 등 사전 건강 체크가 이뤄졌다.
이어 오전 7시께 복순이와 태산이는 무진동 차량에 실려 서울대공원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옮겨진 뒤 곧바로 아시아나 항공 특별 전세기를 타고 낮 12시께 제주에 도착했다.
돌고래들은 또 다시 무진동 차량에 실려 목적지인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 임시 정착한 뒤 순서대로 어선에 옮겨져 정주항 방파제로부터 200m 떨어진 가두리 시설 안으로 들어갔다.
이날 총 이동 거리는 550km에 이르렀고, 소요 시간도 8시간 가까이 됐다. 돌고래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려고 모든 작업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행됐다.
이번 복순이와 태산이 제주 이송 대작전에는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관리공단, 서울대공원 수의사·사육사, 고래연구소 연구원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복순이와 태산이는 앞으로 2개월간 바닷물 온도, 날씨 변화, 활어 먹이 등에 대한 적응 훈련을 받은 뒤 야상 바다에 방류될 예정이다.
남방큰돌고래 복순이와 태산이는 2009년 불법 포획된 뒤 제주 퍼시픽랜드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 2013년 3월 대법원의 몰수 판결에 따라 서울대공원에서 보호를 받아 왔다.
남방큰돌고래는 인도·호주·중국·아프리카 등지의 해안에 서식한다. 국내에서는 제주 근해에서만 복순이와 태산이의 어렸을 적 친구인 제돌이와 남방큰돌고래 100여 마리가 헤엄치고 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복순이와 태산의의 성공적인 방류가 최근 제기되고 있는 동물 복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어촌계 등이 함께 참여하는 만큼 가장 효과적인 해양생물 보전·관리 모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