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설립 땐 건보체계 흔들”
“영리병원 설립 땐 건보체계 흔들”
  • 김동은 기자
  • 승인 2015.0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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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약단체협의회, 녹지국제병원 설립 반대 기자회견

제주지역 의료계가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된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공식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특히 시민사회단체에 이어 의료계까지 영리병원 설립을 반대하는 등 반발 여론이 확산되면서 보건복지부의 승인 여부에 따라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제주도의사회를 비롯해 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 등 5개 의약단체로 구성된 제주도의약단체협의회는 12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국제병원 설립에 대해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제주도의약단체협의회는 “제주에 제1호 외국 영리병원 설립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며 “녹지그룹이 직접 투자를 신청한 상태이고, 제주도 당국과 중앙 정부에서도 투자 승인에 적극적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조만간 설립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국내 의료기관들은 대부분 건강보험제도에 따른 심사와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반해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되는 외국 영리병원은 이들 규제 대상이 아니”라며 “따라서 도내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 비해 상대적인 특혜를 받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관광객이 중국 자본에 투입된 호텔과 식당 등에만 머물다 가는 상태이다 보니 도내 여행업체와 서비스업들이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중국 자본에 의해 설립된 영리병원은 기존 병·의원과 가격 경쟁이 심화될 뿐 아니라 그 수익이 국외로 고스란히 유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도의약단체협의회는 “제1호 영리병원인 녹지그룹 외국 영리병원의 설립은 다른 지역으로의 영리병원 확산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건강보험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물론 의료업을 매개로 한 대형 자본의 이윤창출 수단으로 전락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녹지그룹 외국 영리병원에 대해 제주도민의 건강을 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제주도 5개 의약단체로서는 용인하기 어렵다”며 “제주도민 건강증진 향상과 제주도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보다 발전적인 논의와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녹지그룹은 서귀포시 토평동 헬스케어단지 내 2만8163㎡ 부지에 778억 원(토지매입 및 건설비 668억 원·운영비 110억 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3층·47병상 규모의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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