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총선 이후 출범할 하원에서 의원 10명 중 3명은 여성이다.
하원의원 650명을 선출한 지난 7일(현지시간) 총선 결과 여성 후보 191명이 당선돼 하원의원의 29%를 차지하게 됐다.
이 같은 비율은 2010년 총선의 22%를 웃도는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영국 하원에서 여성 의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다.
여성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1979~1990년 영국 국정을 이끌었지만 1987년 이전까지 하원에서 여성 의원은 5%를 넘은 적은 없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서 여성 의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 이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유엔 통계에 따르면 의회 내 여성의원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아프리카의 르완다(64%)다.
유럽국 중에는 스웨덴(45%)이 가장 높다. 영국은 이번 총선 결과 37위로 19계단 뛰어올랐다.
이번에 당선된 여성 의원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스코틀랜드독립당(SNP) 소속 마리 블랙이다.
20세 여대생인 블랙은 스코틀랜드 남부 페이즐리·렌프레셔 지역에서 노동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1667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13살의 크리스토퍼 먼크 이후 영국에서는 348년 만에 최연소 하원의원이다.
특히 상대 후보인 더글러스 알렉산더(47)는 1997년 이후 해당 선거구를 지켜온 노동당 중진이라는 점에서 블랙은 SNP 돌풍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노동당 예비내각 재무장관인 에드 발스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보수당 후보 안드레아 젠킨스(40)도 시선을 끌었다. 그녀는 여성 성악가 겸 음악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정당을 이끄는 여성 정치인들도 적지 않다.
니콜라 스터전 당수는 이번 총선에서 SNP를 제3당에 올려놓으며 거물급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또 웨일스민족당 당수 린 우드와 녹색당 캐럴린 루카스도 여성으로서 당을 이끌고 있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임한 노동당 에드 밀리밴드 당수의 후임에 도전할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예비내각 내무장관 이베트 쿠퍼도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