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을 줄 모르는’ 제주지역 창업 열기
‘식을 줄 모르는’ 제주지역 창업 열기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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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신설법인 137개 ‘사상최대’
건설·전기·가스·수도사업 집중
과당경쟁…창업·폐업 반복 우려

지난해 사상최대 규모의 신설법인 수를 기록하면서 거세게 불었던 제주지역 창업 붐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그렇지만 신설법인이 특정업종에 집중되는 경향이 뚜렷, 과당경쟁으로 인해 창업과 폐업이 반복되는 ‘창업 생태계’가 고착화될 우려가 높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와 중소기업청 등이 발표한 ‘3월 및 1분기 신설법인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도내 신설법인 수는 137개로 종전 월간 최고였던 지난해 7월의 132개보다 5개 많았다.

전달보다는 35개(35.6%), 작년 같은 달(113개)과 견줘서는 24개(21.2%) 각각 늘었다.

1분기 신설법인 수는 362개로 작년 1분기(292개)보다 24.0% 많았다. 전국평균(9.1%)을 크게 웃돌면서 시·도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작년 4분기(350개)에 비해서도 3.4% 늘어 법인신설 열기가 해가 바뀌어도 지속됐다.

업종별 1분기 신설법인 수를 보면 건설 및 전기·가스·수도사업이 70개로 전체의 19.9%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농림어업 16.6%(60개), 도·소매업 14.1%(51개), 부동산 및 임대업 12.7%(46개), 제조업 9.4%(34개), 기타 21.2%(77개) 등의 순이다.

건설 및 전기·가스·수도사업은 작년과 2013년 연간 신설법인 비중에서도 각각 22.3%, 20.3%로 가장 높았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열기를 보이는 도내 부동산 경기를 반영해 부동산 및 임대업 법인 신설도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및 임대업 신설법인 비중은 2013년 7.7%에서 작년 10.6%로 상승한 가운데 올해 1분기에도 12.7%를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도내 창업시장은 건설 및 전기·가스·수도사업과 농림어업, 도·소매업, 부동산 및 임대업 등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민간부문의 관광숙박시설과 도시형 생활주택 건설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건설업 법인 신설이 두드러진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

제주지역은 지난해 연간 1240개의 법인이 창업시장에 가세하면서 사상최대 열기를 기록했다. 한 해 신설법인이 1000개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법인 신설 열기가 지속되고 있어 2년 연속 1000개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창업 전문가들은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창업열기가 신설법인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지역경제 활력 회복 차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무분별한 창업이 과당경쟁으로 연결돼 폐업과 창업이 반복되는 악순환 구조가 역으로 지역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한은 제주본부는 지난 3월 도내 어음부도율은 0.44%로 전달보다 0.12%포인트 상승, 전국(0.41%) 및 지방평균(0.35%)보다 높았다고 밝혔다.

이미 당좌거래가 정지된 업체에서 발행한 어음이 지급 제시돼 부도 처리된 무거래가 21억8000만원으로 전달보다 7억7000만원 늘어난 것이 부도율을 높였다.

업종별로는 음식·숙박업이 20억6000만원으로 전달과 견줘 11억3000만원 늘었다. 제조업과 도·소매업은 각각 2억원, 3000만원 줄었다.

부도업체는 사업서비스업 법인 1곳이었다. 올해 1분기 부도업체 수는 5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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