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32개·8615실…전국 35%
전체 업계 수익성 악화 가능성
제주지역에 분양형 호텔이 과잉공급되면서 도내 숙박업계가 동반 수익성 악화라는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운영사의 횡령이나 사업 시행사의 분양 실패 등이 겹칠 경우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본부장 정상돈)는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의 급증 배경 및 리스크 점검’이라는 지역경제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분양형 호텔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처럼 분양이나 구분등기를 통해 객실별로 소유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호텔이다. 준공 후 전문운영사에 운영·관리를 위탁, 수익의 일부를 배분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일종이다.
제주본부에 따르면 도내 분양형 호텔은 지난달 말 현재 32개, 총 8615실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에 이른다.
주요 투자자는 서울 강남과 수도권 신도시 거주자들이며, 연령별로는 50대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내에 분양형 호텔이 빠르게 늘어난 것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관광숙박시설을 늘리기 위한 제주도와 중앙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투자수요가 오피스텔 임대업에서 분양형 호텔로 대체된 것도 한 요인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도내 분양형 호텔의 급증은 숙박시설의 공급과잉으로 인한 숙박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올해부터 관광객 증가율이 점차 둔화되면서 객실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하락, 2018년에는 6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객실가동률이 하락할 경우 수익률이 시행사들이 제시하는 수준(10~12%)을 밑돌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객실가동률이 65% 안팎일 경우 실투자액 대비 수익률은 5.1%로 추정되고 있다. 물론 운영사의 능력과 운영 성과에 따라 개별 투자수익률은 상당한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운영사의 횡령이나 시행사의 분양 실패 등이 발생하면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게 한은 제주본부의 전망이다.
제주본부 강민수 과장은 “분양형 호텔은 고위험·고수익을 내건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식되면서 사업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점차 늘고 있다”면서 “도내 숙박시설 수급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공급조정 대책 등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강 과장은 이어 “신축 숙박시설의 대규모 공급에 따른 영세 숙박업자의 위기 상황을 지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분양형 호텔이 장기 투자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함께 투자 관행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