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 소득은 ‘소걸음’…부채는 ‘LTE’
농가 소득은 ‘소걸음’…부채는 ‘LTE’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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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비 급증 영향…지역 농가경제 ‘휘청’
가계비 지출 감당 벅차…헛농사 우려 현실로

제주지역 농가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급증하는 농업경영비 등의 영향으로 농가소득은 더디게 늘어나는 반면 농가부채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헛농사’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6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4년 제주지역 농가경제 조사 결과’를 분석해 보면 지난해 도내 농가소득은 4270만원으로 전국평균(3495만원)을 웃돌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년에 비해서는 2.5%(106만원) 늘었다.

농가소득 증가율을 보면 2012년 7.7%에서 2013년 6.3%, 작년 2.5%로 증가폭이 크게 떨어졌다.

농가부채는 5456만원으로 전국평균(2788만원)의 갑절에 육박했다. 전년과 견줘서는 20.6%(933만원)나 급증했다.

문제는 농가부채의 증가속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2007년 5163만원 이후 7년만에 부채규모가 다시 5000만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전년과 비교한 도내 농가부채 증가율은 2011년 23.4% 감소에서 2012년 14.7% 증가로 돌아선 후 2013년 27.1%, 작년 20.6% 등으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처럼 부채가 크게 늘어난 데다 농가경영비가 사상최대로 들면서 소득 증가에도 불구하고 농업소득률이 사상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농업소득률은 농업총수입에서 농업경영비를 뺀 농업소득을 농업총수입으로 나눠 산출한다. 농사로 번 돈 가운데 자재비와 인건비 등 경영비를 빼고 남은 돈의 비율이다.

지난해 도내 농업소득률은 18.4%로 전국평균(32.0%)보다 무려 13.6%포인트나 낮아 시도 가운데 최하위다. 2010년 48.0%에서 불과 4년 만에 ‘반토막’보다 더 잘려나갔다.

지난해 농업소득은 1000만원벽이 무너지면서 900만원에 그쳤다. 2003년 859만원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업경영비는 3986만원이 들었다. 전년보다 24.7%나 늘어났다. 종묘와 비료, 농약 등 재료비가 41.7% 증가하고 경비와 노무비 등도 큰 폭으로 투입된 때문이다.

농업소득과 농외소득을 합친 농가순소득은 3178만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2.3%(74만원) 줄었다. 그 동안 농가의 ‘부수입’ 역할을 하던 농외소득이 지난해에는 1.3%(29만원) 느는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농외소득이 594만원이나 증가했었다.

가계비 지출은 3806만원으로 8.0% 늘었다. 전년 증가폭(5.0%)을 웃돌았다. 농업소득에 비해 가계비 지출 증가폭이 커지면서 농업소득의 가계비충족률은 23.7%로 전년보다 4.8%포인트 떨어졌다.

농업소득으로는 가계비 지출을 감당하기가 벅찬 농가의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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