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함께하는 어린이날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4일 제주시 애월읍 하귀1리에 있는 한빛지역아동센터(센터장 주종훈·이하 한빛센터). 센터 아동들은 강모(11)양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어린이날 노래’를 큰 소리로 불렀다.
한빛센터는 이날 부모님과 어린이날을 함께 보내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해 ‘친구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어린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아동들은 ‘어린이날 노래’를 배우고, 5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이사랑 대축제’ 행사장에서 참여하고 싶은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강모(12)양은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페이스페인팅도 하고 싶다”며 “사진을 많이 찍어서 액자로 만들어 장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모(11)양은 “나무목걸이를 예쁘게 만들어서 같은 반 친구에게 선물하겠다”며 “아빠 엄마와 함께 가지는 못하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보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설렌다”고 밝혔다.
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아동들은 “나도, 나도”라고 외치며 내일(5일) 행사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파티가 벌어졌다. 피자·치킨·케이크 등 아동들이 좋아하는 간식이 제공된 것. 아동들은 케이크를 자르다 친구의 얼굴에 묻혀보기도 하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였다.
특별한 어린이날을 보내는 센터 아동도 있다. 윤모(10)군이 그 주인공. 윤군은 지난달 한 사회복지법인 프로그램에 사연을 보낸 것이 선정돼 초등학교 입학 후 처음으로 아버지와 어린이날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윤군은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아빠와 단 둘이 놀러가 본 적이 없다”며 “어린이날에 아빠와 함께 놀이기구도 타고 레스토랑에서 외식도 할 것”이라고 잔뜩 기대했다.
주종훈 센터장은 “센터 아동들 대부분은 어린이날 뿐 아니라 평소에도 부모님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며 “센터가 이 아동들의 또 다른 가족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