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50년 7월14일 표선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원인모를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학생 20여명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또 10여명은 부상 등으로 치료를 받다가 끝내 숨졌다.
그 어떤 기록도 남아있지 않았다. 미궁(迷宮)에 빠질 뻔한 폭발사고는 유족들의 끈질긴 노력 끝에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냈다. 4?3 당시 진압(鎭壓)부대인 1개 소대병력이 상당기간 학교에 주둔했다가 철수했다는 증언을 확보한 것. 이를 토대로 그 때 부대가 남기고 간 폭발물이 터져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엔 피해자 유족인 강귀민(위령탑건립추진위원장)씨의 역할이 컸다고 한다. 표선지역 자생단체장들이 2013년 제주도4?3사업소에 제출한 탄원서도 사건을 세간에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
이런 노력들에 힘입어 마침내 지난 28일 ‘표선초등학교 폭발사고 희생자 위령탑 제막식 및 위령제’가 열렸다. 김금희 교장은 추도사를 통해 “암울했던 시대의 희생이라고는 하나 그동안 억울함과 울분을 가슴에 묻고 살아온 유족에 대한 애도와 희생자들의 영면(永眠)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번 ‘위령탑 제막식 및 위령제’로 65년 전 30여명의 가족을 잃은 유족의 아픔과 희생자들의 원혼은 다소나마 달래게 됐다. 그러나 정확한 진상(眞相)규명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 제주도가 표선교 폭발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4?3희생자 추가신고 접수시 증빙자료로 활용한다고 하니 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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