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는 독특한 화산지형을 바탕으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다. 이는 제주가 가진 최고의 환경 자산으로,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2007년 세계자연유산 등재 그리고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음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러한 쾌거는 제주가 가진 자연적 가치를 바탕으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국민들의 염원이 더해진 결과이며, 전 인류가 지키고 보전해야 할 세계인의 보물섬으로 그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유네스코 3관왕에 대해서는 흔히 언급되고 있지만, 각각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먼저 세계유산은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돼야 할 문화와 자연이 특별히 뛰어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지닌 지역을 의미한다. 제주도의 경우 탁월한 경관적 가치와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활용의 개념보다는 유산을 온전하게 지키고 보전해 나가는데 목적이 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인간이 자연을 잘 보전함으로써 자연으로부터 여러 가지 혜택을 얻고, 거기에서 얻어진 이익을 다시 자연을 보전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실제로 생물권보전지역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지질학적으로 뛰어난 지역을 선정해 이를 보전하고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주민에게 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며 지역주민이 참여한 다양한 탐방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있다.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그 자리를 지키고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처럼 유네스코 3관왕의 타이틀을 유지해 나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세계자연유산의 경우 유산지구의 보전상태와 관리체계, 모니터링, 연구조사 진행, 방문객 관리 등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6년마다 엄격한 심사를 거치게 된다. 생물권보전지역과 세계지질공원도 유네스코 브랜드활용, 지역주민들의 참여, 탐방인프라 구축, 다양한 탐방 프로그램 개발 등에 대한 심사를 거쳐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은 지난해 8월 세계자연유산관리단과 한라산연구소가 통합돼 만들어진 연구·관리 조직으로 기존에 국제보호지역에 대한 연구와 관리가 이원화돼 이뤄지던 것이 양 기관의 통합으로 인해 서로간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고 각 기관의 동물·식물·지질 전문가들의 서로 자유롭게 협업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올해도 유네스코 3관왕 타이틀 유지와 제주의 자연과 환경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계자연유산지구 핵심지역 사유지매입 및 농업활동 규제, 관광객과 상업활동에 대한 효율적 관리, 유산지구 확대 등 세계자연유산 등재 당시 유네스코로부터 받았던 권고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그리고 국제적인 관광지에 걸맞는 탐방환경 개선 및 관광 인프라를 구축, 다양한 국제교류 및 교육·홍보 활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제주의 자연과 환경자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국제보호지역의 생태환경 자원조사와 보존활용방안을 제시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생태연구 및 모니터링 실시 및 제주가 가진 생물자원의 가치발굴 및 산업적 이용방안 등을 제시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에 있다.
제주도는 육지의 다른 지역에서는 하나도 가지기 힘든 유네스코 타이틀을 3개나 가지고 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며 제주도민으로써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만하다. 하지만 정적 도민들의 인식이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유네스코 3관왕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고 제주가 가진 자연과 환경자산이 지금 세대가 마음껏 누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해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다시 한 번 인식한다면 앞으로 제주도의 가치는 더욱 더 높아질 것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