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강호성 제주초이스 농수산물전시판매장

농수산물전시판매장.
도내 곳곳 도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곳이다.
대부분의 농수산물전시판매장은 농민이 운영한다.
농민은 자기 판매장으로 찾아오는 소비자에게 자신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판매하거나 특정 농수산물을 다른 농민 등으로부터 구입, 전시해 판매하기도 한다.
농수산물을 적정가격으로 최종 소비자의 수요변화에 효율적으로 적응시키는 동시에 최소비용으로 유통해 생산농가에게 유리한 수취가격을 보장한다.
이처럼 생산과 소비를 연결하는 농산물의 유통 역할이 단순화되고 있다.
대형마트의 직거래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며 대형소매점과 기업형수퍼마켓(SSM) 등도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24살에 대학 자퇴…5년 만에 조수입 2억원
2010년 24살.
인제대학교 기계자동차학과 2학년이던 강호성(1987년생)씨. 2학년 1학기와 2학기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교생활을 한 촉망받는 기계자동차학과 장학생이다. 하지만 그는 돌연 학업을 중단했다. 그리고 고향 서귀포시를 돌아온 24살 청년인 그가 선택한 것은 인터넷 쇼핑몰이다.
부모님이 40년 전통을 이어가며 가꾸고 있는 노지감귤과 한라봉, 천혜향을 판매했다.
결국 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놀랍게도 스스로 증명해가고 있다.
23일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향토음식 전문점 덤장 맞은편에서 제주초이스 농수산판매점(www.jejuchoice.co.kr)을 운영하고 있는 강호성씨를 만났다.
아직도 20대인 그는 한해 조수입 2억원을 올리며 부농의 꿈을 실현해 나가고 있다.
강씨의 제주초이스 농수산판매점에서는 천혜향과 한라봉, 애플망고, 하우스 귤, 황금향, 레드향, 한라향, 저장노지감귤 등을 판매된다.
강씨는 “2006년 대학에 입학했고 2009년 제대 후 복학했다. 2학년 내내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며 “하지만 지방대에 다니다 보니 중소기업 위주로 취업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대기업 입사는 꿈도 꾸지 못했다”며 학교를 그만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무조건 학교로 돌아가라고 하셨다”며 “저 역시 완강히 버티자 아버지가 재배한 노지감귤 전부를 택배만을 통해 판매하면 허락을 해주시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모두 택배로 판매했다”고 첫해부터 사업 수완을 발휘했음을 자랑했다.
또 “올해 초에 빚도 다 갚고 내년에 결혼한다”고 깜짝(?) 발표도 했다.

▲과도한 홍보, 구매 실수에 ‘늘어나는 빚’
학교를 그만두고 서귀포로 내려온 강호성씨는 초기 자본을 만들고 집안일도 도울 겸 2010년 11월 농산물 판매를 위한 제주초이스라는 오픈 쇼핑몰을 차렸다.
그러면서 강씨는 홍보에 치중했다. 광고비만 1000만원 넘게 투자했다.
첫해 매출을 4000만원 정도 올렸지만 600만원 적자가 났다. 광고를 무리하게 했던 게 결국 탈이 났다.
그러면서 조금씩 은행 빚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지금의 판매장을 2012년 11월에 오픈하면서 3000만원 정도 은행 빚이 늘어났다.
그래도 총 매출액이 매년 많이 늘어나면서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사소한 곳에서 시작됐고 결국 상처로 남게 됐다.
강씨는 “저는 혼자 모든 일을 처리한다. 즉, 1인 기업이다. 인터넷 쇼핑몰 관리, 주문, 포장, 배송, 매장 관리, 농수산물 구입 등을 혼자하다 보니 항상 일손이 부족하다”며 “그러다가 2013년 4월 확보한 한라봉 물량을 거의 소진할 때쯤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한라봉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가 낭패를 봤다”고 말했다.
이유는 강씨의 판매장 물품이 당도가 높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물량 확보 문제가 발생했다. 강씨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구매한 한라봉을 확인하지 않고 창고로 배달받았다. 3일 후에 창고로 배달 온 한라봉을 보고 하늘이 무너져 내렸다. 하우스에서 재배한 한라봉이 아닌 노지에서 재배된 한라봉인 것도 황당한 데 상품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가공용으로도 받아주지 않았다. 거액(?)을 주고 구매한 한라봉을 폐기처분을 했다.
조금씩 늘어나던 빚은 1억원 가까이 됐다.
강씨는 “미친 행동을 했다. 지금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 당시에는 죽고 싶었다”며 “그때 구매 사기 이후 철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철칙은 부모님이 재배하는 것도 맛이 없으면 사지 않는 것. 다행히 강씨의 부모님은 40년 전통 노하우를 통해 강씨의 기준을 웃도는 농산물을 생산해 낸다.
그는 “한라봉의 경우 12.5브릭스 이상, 산도 1% 이하 그래야 맛이 있다고 느낀다. 농협 유통센터에 가서 확인해본다”며 “농장에 가서 맛을 본 후 맛있다고 느꼈을 때 무작위로 5개를 따서 평균 측정치를 측정해 이정도 나와야 한다. 측정치가 들쭉날쭉하면 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입 조건이 조금 까다롭지만 대신에 현재 거래가격에서 최고가를 주고 구매를 한다”며 “무조건 맛이 있어야 고객들도 신뢰해서 재구매가 이뤄진다”고 소신을 밝혔다.
▲직거래 방식 호응…고객정보 1만명 확보
강씨의 한라봉은 공장을 거치지 않은 직거래 방식으로 부모님이 직접 운영 중인 농장에서 수확해 판매된다. 특히 이곳의 한라봉은 높은 당도를 자랑하는 M16품종으로 다른 한라봉에 비해 속이 알차고 껍질이 얇고 과즙이 많은 특징이 있다. 또 직접 수확해 판매하는 만큼 강제 착색과 강제 후속, 왁스 코팅을 절대 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인 상태의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래서 지금 1만명의 고객 정보를 갖고 있으며, 쌓였던 1억원의 빚도 올해 초에 모두 갚았다. 이제 모으는 일만 남았다는 그.
강씨는 “저의 목표는 숙소와 쇼핑, 먹거리를 패키지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라며 “패키지로 묶으면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출 수 있다. 농산물 가격을 산지 유통 가격으로 낮춰서 지역 최고의 농산물을 국민 모두에게 제공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예전 2010년에 2000년식 승합차를 타고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다녔다. 한 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며 “오히려 행복해했다”며 “그런 그녀와 내년에 결혼한다. 매일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만나지 못해 미안하지만 열심히 돈을 많이 벌어서 벤츠 한 대를 사주고 싶다”고 내년에 결혼할 피앙세 김재희(29·여)씨에게 사랑의 말을 전했다.
제주초이스 농수산판매점(제주 서귀포시 일주서로 962번지 064-738-3737, 010-3111-3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