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들인 검은여 테우 ‘흉물’ 전락
혈세들인 검은여 테우 ‘흉물’ 전락
  • 고권봉 기자
  • 승인 2015.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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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2억 투입 제작…접안 시설도 1년만에 파손
전통 계승·어촌 관광 ‘물거품’…“근시안 전형적 행정”
▲ 22일 서귀포시가 혈세를 들여 제작한 검은여 테우가 활용되지 못한 채 인근도로에 방치돼 있다.

서귀포시의 근시안적인 행정력으로 인해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사업비 2억원을 들여 조성한 전통 테우 3척, 접안시설 등을 2년 넘게 활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서귀포시에 따르면 검은여 테우 복원사업은 제주의 전통 배인 테우 체험을 통해 전통문화 계승과 어촌체험관광 소득 창출을 위해 사업비 2억원을 들여 2012년 11월~2013년 2월까지 진행됐다.

이에 따라 제주올레 6코스 구간의 검은여 공유수면 660㎡ 구간에는 테우 접안시설과 전통테우 3척 등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검은여 해안에서 잦은 너울과 태풍 영향 등으로 인해 테우 접안시설이 설치된 지 1년여 만에 파손되면서 테우 체험 프로그램은 차질이 빚어졌다.

심지어 테우 2척은 바다에 띄우는 진수식까지 마쳤지만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 채 인근 도로변에 방치되다시피 해 관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특히 흉물스럽게 변하고 있는 테우가 이곳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귀포시가 계획했던 전통문화 계승과 어촌체험관광 소득 창출은 물거품처럼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인근 주민 한모씨(35)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만든 제주 전통 배 테우가 도로변에 방치돼 오히려 아름다운 경치를 훼손하고 있다”며 “혈세를 들인 것도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하면서 희망과 행복의 중심 서귀포시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고 쓴소리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태풍 등의 영향으로 테우와 일부 시설이 훼손되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테우 체험 운영을 하기로 했던 지역 마을회 등과 협의를 통해 활용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감사위원회는 최근 서귀포시를 상대로 검은여 해안 콘크리트 준설 과정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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