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배움터 장애인 근로 체험

19일 오후 1시 제주시 화북2동에 있는 사회복지법인 일배움터 원예장. 학생 10명과 지체장애인 10명이 서로 짝을 이뤄 화분을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이들은 대기고등학교 봉사동아리 학생들과 지체장애인 요양시설 ‘가롤로의집’ 입소 지체장애인들로, 제35회 장애인의날을 맞아 함께 ‘장애인 근로’를 체험했다.
이날 근로활동으로 학생들과 장애인들은 원예작업을 진행했다.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에 담쟁이 풀(아이비)과 화이트스타(피토니아)를 심어 화분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들은 일배움터 소속 장애인들이 하는 작업을 체험했다.
도자기 안에 망을 깔고 꽃과 흙을 담은 뒤 색돌로 장식하기만 하면 화분이 완성되지만, 일을 처음 해보는 지체장애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작업인 듯했다.
학생들은 상대 장애인들을 도우며 원예 작업을 펼쳤다. 손이 잘 움직이지 않는 짝을 위해 소매를 걷어주고, 도자기에 흙 담는 것을 도왔다.
꽃을 심는 것이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울상을 짓던 장애인들은 학생들의 도움에 활짝 웃었다.
느릿느릿 진행되던 작업 속도도 어느새 빨라졌다. 30여분 뒤, 서툰 솜씨로 만들었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상품 못지않은 화분이 완성됐다.
지체장애인 이승모(26)씨는 자신이 만든 화분을 자랑하며 “옆에 친구가 도와줘서 힘들진 않았다. 재미있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기덕(18·대기고 2학년) 군은 “화분 만드는 것을 막상 해보니 쉽지만은 않았다”며 “(장애인과)둘이 힘을 합치니 재미있는 작업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애인이라고 해서 다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편견”이라며 “장애인들이 만든 상품이 많이 팔려 이런 편견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2005년 개원한 일배움터는 원예 사업단, 농산물사업단, 플로베 등을 운영하며 장애인들에게 직업훈련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