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영하며 부자간의 벽 허물자"…남광교 '부자야영대회' 개최
"야영하며 부자간의 벽 허물자"…남광교 '부자야영대회' 개최
  • 강정태 기자
  • 승인 2004.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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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도심지 한가운데 위치한 남광교에서는 이색적인 '부자야영대회'가 열렸다.

아버지와 자녀가 야영을 하며 서로간의 벽을 허물기 위해 마련된 이번 부자야영대회는 올해로 18회째를 맞고 있다.

이날 남광교에서는 운동장에 빼곡하게 들어선 129개의 텐트가 각각 존경마을, 우정마을, 효자마을, 봉사마을, 화합마을, 믿음 마을 사랑 마을 등의 깃발앞에 자리를 틀어 삭막한 도심지 학교가 아니라 한적한 시골학교에 온 듯한 풍경을 연출했다.

부자야영대회는 ▲아빠와 함께 춤을 ▲파도타기 ▲구름타기 ▲사랑의 타이타닉 등 아버지와 자녀들이 함께 하는 한마음 올림픽을 시작으로 서로간 마음의 벽을 허물었다.

또 다음 일정으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는 아버지와 자녀들이 손을 잡고 인근에 위치한 공원으로 산책을 하는 이색적인 풍경도 연출했다.

고용호 남광교 교사는 "자녀들보다 아버지들이 더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할려고 한다"며 "술, 직장 등으로 아이들과 접촉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더욱 반가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9시30분부터 시작된 대화의 시간에서는 조그만 텐트안에서 서로에 대해 편지를 쓰고 묻어두었던 마음속 이야기를 풀어놓는 오봇한 공간도 연출됐다.

이날 텐트안에서 자녀에게 보낼 편지쓰기에 열중이었던 남영환(43·이도2동)학부모는 "굉장히 오랜만에 많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며 "여러가지 테마로 준비된 행사에 참여하면서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같은 텐트안에 있었던 남택환(11·남광교)군은 "집에서는 아빠가 매일 늦게 들어오는 탓에 전화로만 짤막하게 얘기했었다"며 "돈버는 것도 좋지만 집에 일찍와서 공부도 도와주고 이렇게 얘기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표현했다.

이와 관련 김경식 교감은 "18회까지 이런 행사를 치뤄오면서 이혼했던 부부가 다시 맺어진 경우도 많다"며 "남광교의 경우 1900여명의 아동중 75%가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맞벌이 부부인탓에 가족간의 정을 나눌 기회가 부족한 것 같았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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