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자본 투기감시기구 필요하다
대규모 자본 투기감시기구 필요하다
  • 제주매일
  • 승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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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승호 前 경기대학교 교수

시대가 정말 많이 변했다. 지구촌도 그렇지만 제주인의 입장에선 더욱 그러하다. 2015년 3월 현재 국내외를 망라한 지역 간의 인적·물적 교류가 양적으로 대형화하고 질적으로 복잡·고도화하면서 세계가 1일 생활권이 되는 지구촌시대(Global village)를 맞고 있다.

그리고 우리 제주인은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 본토 사이에 태평양과 동북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각광받는 섬에 살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교통과 통신의 비약적 발달로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섬으로서의 문화적 차별성과 천혜의 자연자원이 관광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면서 국내 최고와 최대의 관광지로 성장했다.

그리고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2~3년 전부터 제주를 찾는 외국인 특히 중국인관광객들은 마치 쓰나미를 연상케 한다. 제주 기점의 항공 좌석을 독점하다시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제주 사람들이 육지 나들이에 불편을 느낄 정도다.

제주관광 시장이 본격적인 국제화의 길로 들어선 느낌이다. 관광산업이 고도화되는 시점에서 변화의 구조와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목표를 설정, 계획을 수립해야할 중대한 시기다.

특히 외지자본이 제주에 대한 투자보다 투기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아 제주개발 전략의 재점검은 필요하다. 사업승인만을 취득하고 20~30년 동안 실행하지 못하던 프로젝트들을 중심으로 ‘개발’을 빌미로 제주도의 제도상 허점 및 약점을 공략, 한탕주의적 ‘먹튀’식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불건강한 대규모 자본이 제주도를 덮치고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국제경영지식과 식민경제 논리로 무장한 대규모 투기자본이 제주도를 유린, 그들만의 사업의 잔치마당 내지 놀이터로 만들어 버릴 것 같다는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이처럼 난장판을 치고 나면 남겨질 쓰레기는 외지자본의 짙은 그림자다. 고향 제주도와 우리의 아들·딸들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은 제주의 주력산업이며 성장 동력이다. 따라서 제주도와 제주인은 자체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감시의 눈도 밝혀야 한다. 눈 뜨고 당해선 안된다. 국제관광마케팅 기획과 운영에 대한 지속적인 경험과 지식 쌓기가 이뤄져야할 것이다.

건강한 경영윤리를 가진 해외자본 및 대기업들과는 제주지역 공동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속에 협력과 지역 기여 등 바람직한 관계를 만들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제주의 약점인 자금 및 경영능력 미흡이란 약점을 보완하면서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제주 투자기업은 도민 고용을 늘리고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기여하면서 제주공동체의 일원으로서 동화될 수 있다고 믿는다.

아울러 국내외 투기성 자본에 대한 감시체계도 필요하다. 제주의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과 목적의식을 가진 제주도민, 기관 및 단체와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구성, 운영하면 될 것이다. 도내 부동산의 소유·변동·동향 및 개발 현황에 대한 정보를 수집, 정리하여 제주공동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의 수립과 실천의 선봉대로서 역할 수행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이른바 ‘투기자본감시연대’ 등은 뜻있는 도내 토지소유자와 학계, NGO, 행정 및 언론기관 등의 전문 지식인들과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이 중요할 것이다. 국내외 대자본의 횡포와 교란 등 예상 또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태의 발생 및 진전을 차단하기 위해선 정보지식 및 아이디어 교환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 ‘착한 자본’을 지키고 ‘검은 자본’은 차단하는 의미 깊은 일에 도민 여러분들의 자발적 참여와 아낌없는 성원을 간절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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