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농약장사로 농민 등친다”
“농협 농약장사로 농민 등친다”
  • 신정익 기자
  • 승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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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20% 비싸게 팔아…한농연 “농업인 현실 외면” 비난

제주도내 지역농협들이 농약 공급업체에서 주는 판매장려금을 더 받기 위해 상대적으로 비싸게 농약을 구매해 농가에 판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농업인들을 보호해야 할 지역농협이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어려움이 심화되는 농업인들의 ‘고혈(膏血)’을 짜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한국농업경영인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회장 이덕진)가 최근 농업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살충제 ‘만장일치(500g)’, 살균제 ‘다이센엠-45(1㎏)’, 제초제 ‘근사미(300g)’ 등 3개 농약의 제주시·서귀포시 지역 주요 4개 농협의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최고 20%까지 가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제주시 2개 지역농협과 서귀포시 2개 지역농협에서 판매하는 3개 농약 제품의 현금 구매가의 경우 14~20%의 가격차를 보였다.

서귀포시 지역 2개 지역농협에서 파는 이들 3개 농약 가격은 제주시 2개 지역농협보다 모두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지역 농업인들의 농자재 구입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예기다.

신용대출 이자와 비슷한 수준의 추가 비용이 붙는 외상구매의 경우도 6~12%의 가격차를 나타내 일부 지역농협 소속 농민들만 상대적으로 비싼 값에 농약을 구매, 결과적으로 농업 경영비 부담이 가중되는 셈이다.

특히 농민들이 값싼 농약을 구매하려 해도 소속 지역농협을 제외한 다른 지역농협에서는 현금구매 밖에 이뤄지지 않아 외상구매를 주로 하는 농민들에게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지역농협들의 농약 공급업체에서 제공하는 농약 판매 ‘리베이트’인 판매 장려금을 더 받기 위해 농협중앙회를 통한 계통구매보다 자체구매 비율을 높인 다는 점이다.

도내 지역농협의 농약 구매비율은 농협중앙회를 통한 농약 계통구매가 20%인 반면, 일반 농약사를 통한 자체구매는 80%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도내 지역농협들의 계통구매 비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역농협들은 농약판매에 따른 ‘리베이트’를 더 많이 받기 위해 계통구매를 외면하면서까지 농업인들에게 비싸게 농약을 판매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한농연 제주도연합회 “FTA에 다른 시장개방과 월동채소 처리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의 현실을 지역농협이 외면하고 있다”면서 “지역농협마다 천차만별인 농약 가격을 낮추고 농민들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 계통구매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연합회는 또 판매 장려금 폐지를 통한 판매가 인하와 지역농협별 농약 판매가 공시, 이용고 배당을 위한 통합포인트제 시행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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