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리활동 청소년의 활력소
스트레스 흡수하는 ‘청소기’
다양한 체험 가능한 ‘메뉴판’
진로?학술동아리 출현 ‘부작용’
부족한 2% 청소년수련시설서
부모들의 지지와 박수 필요
청소년들과 활동하는 게 주업무라 평소 그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는 편이다. 최근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한 여고생의 고민을 들었다. 경찰이 되고 싶다는 여고생은 학교의 댄스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싶지만 선배들의 조언(?)을 듣고 고민이 많다고 했다. 댄스동아리 활동은 선생님들이 생활기록부에 좋게 써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댄스동아리는 고등학교 가면 해보고 싶은 동아리이고, 경찰이 되려면 생활기록부의 기록도 중요할 것 같아 그 학생은 진퇴양난이다.
이 학생을 통해 청소년동아리활동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동아리활동이란 서로 같은 취미나 특기·적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창의적으로 계발하고 발전시킴으로써 자아실현의 기초를 형성하고, 사회성과 협동심을 기르고 다양한 자기표현 능력을 신장시키는 집단 활동을 말한다.
‘청소기’ ‘빨간펜 선생님’, ‘메뉴판’… 청소년들이 말하는 동아리 활동의 정의다. 청소년들에게 동아리활동은 일상생활·시험공부로 받는 스트레스를 다 흡수해 버리는 청소기다. 그리고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는 인생의 소중한 지식과 경험들을 자립적으로 쌓게 해주는 빨간펜 선생님이며, 다양한 체험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주는 메뉴판이기도 하다.
이렇게 취미·흥미 위주의 활동으로 일상 및 학교생활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휴식처가 돼야 할 동아리활동마저 ‘변화’하고 있다. 생활기록부를 의식한 진로나 학술적 성향의 동아리 활동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진로나 학술적인 성향이 강한 동아리의 출현에 따른 ‘부작용’도 들린다. 동아리 활동으로 생활기록부에서 끝장을 보려고 욕심내는 단원들도 많고 생활기록부 때문에 온갖 활동을 하면서 단원들이 지치는 경우도 생겨난다고 한다. 학업과 진로 위주의 동아리 활동이 많다보니 취미 관련 동아리는 별로 없어 선택의 폭도 좁아지고 있다.
또한, 학교 동아리의 경우 지도교사에 따라 동아리 활동이 활성화되기도 하고 때로는 활동의 폭이 좁아지기도 하는 것을 봤다. 이렇듯 동아리 활동에 교사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해당 활동을 하고 있거나 관심을 가질 경우 지도교사와 학생들이 한마음이 돼서 활동 자체를 즐기는 경우 동아리는 더 활성화되기도 한다.
동아리활동을 통해서 학업에 대해 더 알고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하는 것도 물론 좋다. 나아가 취미와 흥미분야의 동아리들이 더 많이 늘어나서 청소년기에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청소년 동아리활동이 학교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학교의 동아리활동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2%’ 이상을 채워주는 곳이 있다. 바로 청소년수련시설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는 3개의 청소년수련관과 20개의 청소년문화의집이 있어 청소년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과 청소년수련관 등 청소년 수련시설에서 다양한 청소년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새로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싶으면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만들면 된다.
청소년수련시설에는 청소년지도사들이 청소년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청소년축제 및 청소년어울림마당 등을 통해 동아리 활동으로 가꾼 끼를 뽐 낼 수 있는 기회를 누릴 수도 있다.
학교뿐 아니라 청소년수련시설에서도 청소년들의 수준과 흥미를 고려한 동아리 활동이 많이 생겨나서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자신의 취미와 특기를 한껏 살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러한 청소년 동아리활성화를 위해서는 학교와 청소년시설뿐 아니라 사회구성원 모두가 청소년에 관심을 갖고 바르게 자라날 수 있도록 응원과 지지가 필요하다.
특히,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부탁드린다. 청소년시설에서 동아리활동을 하는 자녀들이 있다면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시고 지지의 박수를 부탁드린다.
참, 그 여고생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 궁금 하시다고요? 한번뿐인 여고시절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게 잘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했는데, 조만간 서귀포시 청소년축제에서 그 친구의 댄스실력을 볼 수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