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도정과 선긋기 나선 원희룡 道政
전임 도정과 선긋기 나선 원희룡 道政
  • 제주매일
  • 승인 2015.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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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지사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전임(前任) 도정과 선긋기에 나섰다. 이는 그동안의 과도기적 탐색기를 끝내고 자신의 ‘정체성(正體性)’을 드러내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원 지사는 지난 2일 열린 4월 정례직원조회에서 일단의 속내를 피력했다. “지금 도정 주변을 보면 과거 5년 전에 세워진 계획들 내지는 그때 약속했던 것들을 가지고 ‘이러니, 저러니’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무엇이냐”고 반문(反問)했다.

 이어 중간에 정리정돈 될 부분들의 경우 ‘털건 털고’ 나가야 한다. 그리고 우리가 새롭게 발굴해서 집중해야 할 것들에 대한 방침을 정확하게 세워서 추진하는 것이 훨씬 더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과거 사업에 대한 정리’를 주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수년째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는 각종 사업들이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지부진한 전임 도정의 공약(公約) 사업들이 주요 타깃이 될 전망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몸짓을 드러내겠다는 원 지사의 구상에 이의를 달 생각은 없다. 하지만 전임 도정의 일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전면 부정을 해서는 안 되며, 옥석(玉石)을 가리는 슬기가 필요하다.

 도민들의 눈에 비친 제주개발의 현주소는 다소 착잡하고 혼란스럽다. 화려한 장밋빛 전망이 있는가 하면 음울한 회색빛도 감돈다. 그 중에서도 ‘중국 자본’을 바라보는 시각은 찬성과 반대 양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 문제는 제주의 미래와도 직결(直結)된다는 점에서 최대 현안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원희룡 도정이 내세우는 ‘제주의 미래 가치와 부합되는 투자’ 등의 논리만 갖고 제반 난제들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 흔히 빠지기 쉬운 ‘독선이나 독단’도 원 지사는 더욱 경계해야 한다. 우리가 각종 정책 추진에 앞서 보다 폭넓은 소통(疏通)과 도민공감대 형성을 누누이 강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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