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발전연구원이 소속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3진 아웃제’는 대외용(對外用) 생색내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제도는 연구원들에 대한 평정(평가) 기준을 5등급 체계로 나눠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자는 퇴출(退出)되도록 한 것. 당초 큰 의미를 지녔으나 결국 실천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좁은 지역적 한계 등 현실적인 입장에서 연구원들이 3년 연속 ‘꼴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것은 이 같은 평정기준이 시행된 지난 4년 동안 단 한명도 퇴출된 사례가 없는 데서도 입증된다. 사실상 사문화(死文化)된 규정이었던 셈이다.
제주발전연구원이 연구원들의 평정기준을 강화해 인적 쇄신을 다시 추진키로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제발연은 퇴출 기준을 기존 ‘3년 연속 최하위 등급’에서 ‘2년 연속 최하위 등급(하위 10% 내)’으로 바꿨다. 규정 또한 강제규정으로 고쳤다.
그러나 이 개선안이 소기의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문제는 ‘2년 연속(連續)’이란 규정 자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평가자나 대상자 모두 2년 연속으로 최하위 등급을 주거나 받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강화된 조치 역시 자칫 ‘허명의 문서’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제주발전연구원의 경쟁력 강화는 제도 이전에, 스스로가 지역의 내일을 짊어져나갈 ‘씽크탱크’라는 자부심과 각성에서 비롯된다. 소속 연구원들이 그동안의 안일한 관행에서 벗어나 제주 미래를 견인(牽引)하는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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