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년전 쯤 인사발령으로 3년 넘게 근무하던 동주민센터를 떠나던 날 필자는 노인회장님에게서 촌지와 감사패를 받았다. 봉투 속에는 3만원과 겉봉에는 선명한 붓글씨로 촌지라고 적혀 있어서 동료들과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촌지의 원래 뜻은 ‘속으로 품고 있는 작은 뜻’ 또는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이다. 노인회장님은 촌지의 원래 뜻처럼 3년 넘게 노인회와 같이 해준 담당 직원에게 마음을 담은 선물로 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촌지는 뇌물을 선물로 포장한 감사의 표현으로 그 의미가 퇴색돼 사용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비리와 부정·부패의 상징이 돼 버렸다.
공무원 윤리헌장 실천 강령에 ‘생활에는 청렴과 질서를 조상이 남긴 청백리 정신을 계승해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에 앞장선다’ 라는 말이 있다. 이는 국민들에게 신뢰와 믿음을 저버리지 않고 기본적인 윤리를 바탕으로 국민을 위한 올바른 행정을 펼쳐 나가라는 실천 지침일 것이다.
부지런한 벌을 쫓아가면 예쁜 꽃과 꿀을 얻고, 똥파리를 쫓아가면 구린내 가득한 화장실 주변만 멤돌 뿐 향기로운 꽃과 꿀도 볼 수 없게 된다.
공직생활도 마찬가지라 생각을 한다. 우리 안에 위대한 영웅인 청렴한 공직자들은 아직도 주위에 많다. 그들은 대가를 바라지 않으며, 어려움에 처한 작은 민원에도 소홀하지 않고 마음을 졸이면서 늦은 밤까지 묵묵하게 일 한다.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서 도움을 드리는 업무를 하는 주민복지과 직원들은 항상 용기 있고 당당하게 청렴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오늘도 가족과 동료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공직자로서 품위를 잃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청렴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공무원의 기본을 잃지 않고 정직과 믿음으로 실천하는 부지런한 벌과 같은 많은 공직자들과 같이 일을 하고 있음에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