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저장장치 문제 때문
“높은사람 와야돈다” 빈축
제주특별자치도가 가파도를 신·재생에너지로 100% 대체해 ‘탄소 없는 섬’으로 구현, 저탄소 녹색성장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만들겠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가파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구축사업’이 가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에 따르면 ‘가파도 가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구축 사업’은 기존 디젤발전기를 풍력과 태양광 발전, 전력저장장치로 대체하는 전력부분 사업과, 가파도내 화석연료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는 자동차 부문, 전 세대에 스마트미터기를 보급, 스마트 홈을 구축하는 주민생활 부문 등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난 2012년 9월 사업비 125억7000만원을 투입, 가파도에 풍력발전기(250kw급) 2기와 태양광발전기(3kw급) 37기, 1000kwh, 850k조rmh 저장장치 등을 설치했다.
사업 시행 이후 제주도는 카파도 카본프리 아일랜드 사업이 ‘2030년 카본프리아일랜드 제주’의 축소형이 될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 제주의 녹색성장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녹색성장 수출 모델로 가능성이 제시됐다며 자평했다.
하지만 3년여가 흐른 지금 가파도의 상징이던 풍력발전기 2기는 가동을 멈춘 채 방치되고 있고, 전체 가구의 60%는 여전히 디젤발전기를 통해 전기를 얻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는 풍력발전기의 전력변환장치와 에너지를 저장하는 전력저장장치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전력 공급이 불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농수축경제위원회 허창옥 의원(무소속, 대정읍)은 2일 제주도로부터 2015년도 주요 업무를 보고 받는 자리에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허 의원은 “가파도 주민들은 흉물로 변해 버린 풍력발전기를 보고 ‘높은 사람이 와야 돌아가는 발전기’라고 비아냥거리며 발전기를 철거해 달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지금 가파도의 상황만 보면 제주가 추진 중인 ‘2030 카본프리 아일랜드’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그러면서 “제주도가 에너지공사를 보유하고도 풍력발전기 2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2030년 프로젝트의 성공을 바란다면 하루빨리 전문기술진을 투입, 가파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정호 제주도에너지산업과장은 이에 대해 “국내에선 처음 도전하는 사업이었고, 참여 업체도 많다보니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론상으론 가능한데 실질적으로 안 됐던 게 있다, 한전으로 업무 이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보수가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