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華內貧’에 허덕이는 서귀포의료원
‘外華內貧’에 허덕이는 서귀포의료원
  • 제주매일
  • 승인 201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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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의료원은 산남(山南) 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이다. 2013년 10월에 새로 준공된 서귀포의료원은 연면적 2만3953㎡에 지하 2층과 지상 4층 규모로 300병상을 갖추고 있다. 전체사업비로 투입된 돈만 무려 426억원에 달한다.

 웅장한 새 건물만 아니라 의료장비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130억원을 투자해 모두 180종의 장비를 교체하거나 신규 구입했다. 올해 역시 44억4000만원을 들여 심장초음파촬영기 등 33종의 장비를 구입할 예정이다.

 당초 제주자치도는 서귀포의료원이 산남 지역을 아우르는 종합병원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겉만 번지르르할 뿐,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전문의가 없어 당장 이달부터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산부인과도 현재 전문의가 1명뿐이다. 그동안 누누이 강조해왔던 ‘24시간 분만센터’ 운영은 커녕 정상적인 진료마저 애를 먹고 있다. 이로 인해 서귀포시 지역 산모(産母) 90% 이상이 제주시지역 병원을 이용하는 등 이른바 ‘원정출산’이 일상화되고 있다.

 교육 및 생활환경 등의 지역 여건상 전문인력 모집도 만만치 않다. 최근 서귀포의료원이 간호사 20명과 간호조무사 7명 등의 모집 공고를 냈지만 간호조무사 2명 채용에 그친 것은 단적인 예다. 전문의(專門醫)가 의료원 근무를 기피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 같은 서귀포의료원의 문제점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거점(據點) 병원’ 육성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한데도 단기적 처방으로 일관한 게 화(禍)를 키웠다. 이제라도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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