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던 초고층빌딩 ‘드림타워’ 사업이 조건부로 통과됐다. 비록 ‘조건’을 내걸었지만 대부분 부차적(副次的)인 것들이어서 사실상 무사 통과된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짜고 친 고스톱이 아니냐?’는 의혹(疑惑)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사업자인 동화투자개발이 마치 예견이나 한 듯 심의 통과 30분도 안 돼 4쪽 짜리 보도자료를 발빠르게 배포했기 때문이다.
제주자치도는 지난 26일 건축·교통통합심의위원회를 열고 제주시 노형동 제주드림타워 신축공사 설계변경 추진에 따른 교통영향분석 및 개선대책 사전검토 보완서에 대해 조건부 동의했다. 이로써 숱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드림타워’는 제반 절차적 관문(關門)을 통과해 제주시의 최종 허가만 남겨놓고 있다.
이번 심의 결과 ‘드림타워’는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우선 건축물 높이를 최고 56층 218m에서 38층 168.99m로 낮췄다. 객실 수도 호텔(908→776)과 콘도(1170→850) 모두 줄였다. 카지노시설 또한 기존 3만9190.95㎡에서 2만3680.56㎡가 줄어든 1만5510.39㎡(전용시설면적 9201.30㎡)로 축소됐고, 위치도 지상 1층에서 지상 2층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교통개선대책 분담금도 42억원을 추가해 총 78억원을 내놓기로 했다. 그러나 제주도가 최악의 교통대란(交通大亂)이 예상되는 노형오거리 교통개선을 위해 무려 780억원이란 혈세(血稅)를 투입할 계획임을 감안하면, 동화투자개발은 전체 금액의 10%만 내고 막대한 혜택을 받게 됐다.
카지노시설(9201㎡) 역시 대폭 축소했다고는 하나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1만3000㎡)와 신화역사공원(1만683㎡)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 규모다. 결국 도민들이 우려하는 ‘카지노 천국(天國)’이란 오명을 벗어나지는 못하게 됐다.
박시환 동화투자개발 대표이사는 “드림타워 완공으로 생겨나는 일자리 2200개 중 80%를 제주도민으로 우선 채용할 계획”이라며 “본사도 제주로 옮겨 가장 많은 관광진흥기금을 내는 1등 향토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신제주 도심 한복판에 공룡(恐龍)처럼 들어설 ‘드림타워’가 사업자의 주장대로 제주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지, 아니면 경관을 훼손하고 교통혼란 등을 유발하는 흉물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원희룡 도정(道政)도 그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는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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