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림막 파손 등 관리도 부실

광고물의 무분별한 설치를 막기 위해 만든 ‘시민게시판’을 정작 불법광고물이 점령하고 있다.
제주시는 도심 곳곳에 불법광고물이 나붙어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읍·면·동별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시민게시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현재 제주시내 시민게시판은 모두 268개. 수수료 3000원만 내면 제주시의 검정을 받아 15일간 게시판에 광고물을 부착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게시판에 걸린 게시물 대부분이 제주시의 검정을 받지 않은 ‘불법광고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제주시 일도2동 인제교차로에 설치된 시민게시판을 확인한 결과 게시물 14개 가운데 검정을 받은 것은 한 개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불법광고물인 셈이다.
불법광고물 중에는 같은 포스터 광고 3개를 연달아 걸어놓은 것도 있었다, 심지어 아직 검정기간이 남은 포스터 위에 게시한 것도 있었다.
연동 신제주로터리의 시민게시판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전체 게시물 6개 중 4개가 불법광고물이었다. 한 공연 광고 포스터는 검정기간이 끝난지 보름 이상이 지났지만 그대로 걸려 있었다.
일부 게시판은 아크릴로 만든 비가림막이 파손된 채 방치되는 등 시설 관리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렇지만 제주시는 시민게시판 불법광고물 단속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강유미 광고물담당계장은 “인력이 부족한데다, 시내 곳곳에 불법광고물이 넘쳐나 게시판 관리에 미흡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공공근로자를 투입해 각 읍·면·동 주민센터와 협동으로 게시판 시설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