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선 시대인 B.C.15세기 전후 제주도에 탐라국이 실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남창희 인하대학교 고고학과 교수는 27일 오후 3시 제주대학교수의과대학 도서관 2층 세미나실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주도 신화와 고조선 문화 DNA’를 발표할 예정이다.
남 교수에 따르면 기존 고고학계는 B.C.2333년 고조선 개국을 소극적으로 보고 있는 만큼 청동기 중기 제주도에 국가급 사회가 존재했다고 보지 않고 있다.
남 교수는 “기존 고고학의 통념은 아시아 전체의 해양교류사의 입장에서 볼 때 재고의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남 교수는 “제주도는 대만에서 오키나와를 거쳐 북상하는 쿠로시오 난류가 서해와 동해로 갈라지는 길목에 있어 중간 기착지로 일찍부터 문화가 발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즉, 만주 요서지역을 중심지로 하는 고조선이 남방 해양문화와 교류 및 교역을 할 때 제주도가 중요한 해양 거점이 됐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남 교수는 “제주도 설화에는 고조선인들이 유입됐음을 방증하는 문화요소가 다수 발견된다”며 “흥미로운 것은 고조선은 대륙 북방의 유목문화와 농경문화가 반농반목으로 결합돼 있고 발해만을 낀 해양문화와도 융합돼 있는데 제주설화에서도 그런 융합문화 특징이 발견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남 교수는 조선 중종 때 왕실 찬수관을 지낸 이맥이 저술한 ‘태백일사’의 탐라국 기록을 고고학적으로 검증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태백일사’에는 기원전 1632년 탐라인이 평양의 부단군 을아왕에게 말30필을 헌상했다는 기록이 있다. 청동기시대 말기 말뼈가 제주 도내에서 출토됐고 고인돌이 발견되는 점에서 상기 기록은 사실 여부를 과학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고 한다.
남 교수는 “탐라국이 실재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제주도는 단순히 세계적 자연유산의 보고일 뿐 아니라 고대 동아시아 해양교류의 거점이라는 역사성이 가미돼 역사자연 문화도시로 재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