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변화, 어떻게 할 것인가?”
“제주의 변화, 어떻게 할 것인가?”
  • 제주매일
  • 승인 201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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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성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교육의원

제주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청정으로 표현되는 천혜의 자연환경에 ‘느림의 미학’이 삶에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면서 제주도가 뜨고 있다. 이제 제주는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해 제주도는 인구 1만3549명에 8000세대가 증가하며 사상 최대의 유입세를 보였다. 최근 ‘제주에서의 인생 이모작’ 등 이주 열풍을 타고 제주에서 출생한 사람을 제외한 순유입인구도 1만1112명에 달했다. 이 증가된 인구의 80%가 정착 이주민인데, 2013년의 갑절에 가까운 규모다.

관광객들도 많이 오고 있다.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오기는 할까 했었는데, 지난해 1200만명을 ‘쉽게’ 돌파했다. 정확히 1227만3000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332만8000명이고, 제주관광의 최대 고객인 중국인 점유비가 81%를 넘었다.

도내 장기체류 외국인도 2014년말 1만4204명으로 집계되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도내 다문화가정의 비율도 전체 혼인 가정의 10%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다문화가정 학생도 초등생 100명 당 1명꼴로 그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사람이 늘다보니 함께 모여 살던 과거 제주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른바 ‘울담’을 사이에 두고 소통하고 제사 떡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웃사촌의 모습과 나눔의 공간이 점점 좁아진다는 사실은 아쉬움이다.

하지만 제주의 다양성 확보와 미래 차원에선 희망적이라고 본다. 사람들이 몰려듦으로 해서 혼잡비용 등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만 찾아주는 게 외면하는 것보다는 좋은 게 사실이다. 그리고 제주도의 총량(總量)이 어느 정도인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경제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선 경제의 주체인 사람들이 있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진실’이다.

그래서 우리는 변화에 대비하고 대처해야 한다. 관광객이 만드는 소음, 남기는 쓰레기와 신호등을 무시한 무단횡단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외국인 범죄도 최근 3년 사이에 83% 급증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모두 ‘기회비용’이다. 우리가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기회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캠페인이나 제도를 통해 관광객들의 소음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교통법규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다변화되는 제주사회가 가야할 길은 변화에 따른 갈등이 아니라 새로운 통합의 길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오늘의 제주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과제다. 제주를 찾아온 이주민이나 다문화가정에 대해 겉으로는 ‘우리’라고 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외지인’이라고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반성해 볼 일이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눈으로도 말할 수 있고, 이심전심이라고도 하지만 이런 것들도 일단 소통이 이뤄져야 가능한 일이다. 서로의 마음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 지도 모르면서 같은 곳으로 가자고 할 수는 없다. 구성원 간 소통을 통해 제주도의 미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가능한 자리와 기회들이 가급적 많이 보장돼야 할 것이다.

제주도가 미래비전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제자유도시가 완성된다고 도민 개개인의 행복과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부질없다할 것이다. 따라서 변화하는 제주,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주의 현실과 미래를 감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할 것이다.

제주도민이든, 방문객이든 제주에선 법과 규칙을 준수하는 성숙한 세계 시민의 일원으로서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하다는 제주만의 약속이 필요하다. 밀려오는 변화에 막연한 불안감을 갖기보다 과감한 공론화와 대안 찾기에 바른 수순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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