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군가에게 빵은 간식 일지 모른다. 그러나 어려운 이웃에게는 빵 한 조각이 소중한 희망이 될 수 있다. 수십년 동안 빵으로 희망을 전하는 이가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서 ‘명당양과’를 운영하고 있는 문종철(59)·홍인옥(55·여)씨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 부부의 인연은 역시 빵집에서 시작됐다. 33년 전 도내 한 빵집에서 문씨는 제빵기술자로, 홍씨는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했다. 이들은 함께 일하며 서로의 매력에 반했다고 한다.
홍씨는 “묵묵하게 자기 맡은 일을 수행하면서도 순수한 (남편의)매력에 빠졌다”며 “남편도 나에게 호감이 있어 자연스럽게 사귀게 됐고, 결혼까지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부부에게 ‘나눔’이란 위기를 기회로 바꿔 준 ‘선물’ 이기도 하다. 1984년 문씨 부부는 제주시 용담동에 작은 제과점을 경영하기 시작해 1995년 노형동에 지금의 ‘명당양과’를 차렸다.
문씨는 “중소빵집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프랜차이즈 빵집”이라며 “명당양과를 차린지 얼마 지나지 않아 프랜차이즈 빵집이 급격히 늘어 경영난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매출 저조에 허덕이던 문씨 부부는 남는 빵이 많아지자 이를 도내 교회와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했다. 부부의 첫 ‘나눔’이다.
홍씨는 “빵을 받은 사람들이 우편을 많이 보내줬는데, 처음 편지를 받았을 때 나눔의 뿌듯함을 느꼈다”며 “지금은 하루도 빠짐없이 사회복지시설 5곳에 번갈아가며 빵을 전달하고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는 빵을 기부하고 나서부터 명당양과에 대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해 지금은 체인점이 3개에 이르는 등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나눔’의 뿌듯함을 알게 된 이 부부는 2010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추진하는 ‘착한가게(103호)’에 가입해 매월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고 있다.
또 희망나눔 캠페인 등 연말 집중 모금 기간에 100~200만원의 성금을 내는 등 나눔 있는 제주 만들기에 앞장서고 있다. 월 1회 하루 매출의 절반을 기부하는 ‘나눔행사’를 여는 방안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기획하고 있다.
홍씨는 “이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나눔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이 그 마음을 배워 나눔 넘치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씨는 “자신의 일부를 나눈다는 것은 힘든 일인게 분명하다”며 “그러나 한 번 나누고 그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면 어느 순간 나눔이 몸에 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