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연속 당기 순손실 발생.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 JEJU)의 씁쓸한 현주소다. 일반 기업이었으면 벌써 망해도 몇 번은 망했을 정도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명맥(命脈)을 유지하는 것은 순전히 외부에서 차입한 ‘빚’에 의존해서다. 이 같은 사실은 감사원이 지난해 5월19일~6월27일 실시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운영실태 점검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감사 결과 ICC JEJU는 지난해 2월에도 이사회의 승인만 받고 금융회사로부터 20억원을 차입했다. 이보다 앞서 2009년부터 2014년 5월까진 모두 17차례에 걸쳐 466억4900만원을 차입(借入)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ICC JEJU의 미상환금액(2014년 5월말 기준)은 68억8600만원에 달한다. 경영상태와 관계없이 무분별하게 자금을 차입한 결과다. 문제는 빚진 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출자기관인 제주자치도의 재정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는 점이다. 감사원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그동안 컨벤션센터의 만성적자 해소를 위해 제주자치도 등이 갖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백약(百藥)이 무효(無效)였다. 여기엔 기업경영 철학이나 미래 비전이 전혀 없는 ‘선거 공신’들을 주요 보직에 앉힌 전임 도지사들의 책임도 크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국제컨벤션센터 운영과 관련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렇다고 현재의 경영진으로 가능할까에 대해선 의문이 앞선다.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도정(道政) 차원의 적극적인 해결책 모색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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