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소득 1980년대까지 상위권
감귤·관광 부진에 이젠 ‘최하위권’
제주경제 새로운 전환점 필요
최고급 관광휴양지로 변신해야
‘국제화 제도’ 전향적 입장 필요
크루즈보다 요트 육성 바람직
1970년대와 80년대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좋았다. 도민소득(GRDP)이 전국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었다. 그 핵심 요인은 가격이 당시의 1인당 국민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결과 ‘귀한 과일’ 대접을 받았던 감귤이었다. 부수적으로 당시 제주도가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가 한 번 가고 싶은 비싼 관광지이면서 신혼 여행지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영화’는 오래가지 못하고 옛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1990년대 이후엔 감귤 생산량이 대폭적으로 증가하여 감귤이 누구나 먹을 수 있는 값싼 국민 과일로 탈바꿈하고 말았다. 여기에 FTA 등 시장 자유화로 해외에서 오렌지 등 대체 과일들이 밀려오면서 필연적으로 국제경쟁에 노출돼, 감귤산업이 퇴조하게 된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제주도의 1인당 도민소득은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기 시작했다. 안타깝게도 이제는 이런 ‘경제성적표가’가 거의 고착화 단계에 이르렀다.
관광만으론 1인당 도민소득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엔 역부족이다. 제주도는 이제 싸구려 관광지로 전략했다.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인력들도 저임금 단순노동이라서, 획기적인 임금상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관광이 주된 산업인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을 보자. 이들 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도 서유럽에서 최하위권에 속한다. 이들 나라에도 고임금 직종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적 전환점이 필요한 우리 제주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진다.
이제 제주도도 최고급 휴양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제주도 주변에 있는 세계적인 부자들이 찾아오고, 이들이 제주도에 업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며, 여가를 즐기고자 할 때에는 비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소위 비즈니스 관광이 주요 산업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에 따라 고임금직종들이 저절로 만들어지고, 그 결과 제주도의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현재 운영 중에 있는 국제학교라도 우선 제대로 잘 운영되어야 한다. 최근 국제학교의 과실 송금 관련 입법이 예고되고 교육청과 사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지만, 과실 송금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 체제에서 좋은 학교들이 유치될 수 없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된 국가로서 다른 나라의 교육기관들이 한국의 영어교육을 지원하고 봉사하기 위해서 자발적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나 남아시아 국가 수준의 소 득이나 교육수준에 머물고 있다면 몰라도, 대한민국은 이미 오래 전 그 수준을 넘어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추진되다 최근 지지부진하고 있는 영리병원도 동일한 선상에서 생각해 봐야 한다. 봉사활동을 하는 최첨단 비영리병원이 유치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세계 갑부들을 오게 하기 위해선 최고급 시설을 갖춘 최첨단 영리병원들이 유치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4~5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도에서 추진했던 역외금융업은 최고급 휴양지에서만 할 수 있는 최선의 업종이다. 탈세를 조장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있으나 우리나라 다국적기업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역외금융업 업무들만이라도 유치한다면, 아마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업그레드만이 아니라 제주도 젊은이들에게 최고급 일자리를 마련해 줄 것이다.
아울러 크루즈 접안시설보다는 요트 접안을 위한 마리나 시설이 더 필요하다. 크루즈 관광은 우리가 직접 운영하지 않는 한 싸구려 관광의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
오히려 최고급 휴양지로 자리 매김을 위해선 요트 계류장이 더 절실하다. 대표적인 고급 여가로 골프와 요트 유람을 들 수 있는데, 골프장은 현재 20여 곳이 운영 중이어서 충분하다고 보지만, 요트 계류장과 요트 정비시설 등은 태부족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선진국 수준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데, 낚시 관광객에겐 아직도 냄새나는 어선이 전부다. 관광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고급 여가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젠 낚시도 요트에서 비싼 요금을 내면서도 할 수 있어야 한다.